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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무개 Oct 14. 2024

나지막한 기도

오래된 기침처럼

멎지 않는 너는

때로 가슴을 쥐어짜기도

목에서 그르르 끓어오르기도


나는 여기 있어

여기 그대로


나를 잊지 마

잊는다면 너를

아프게 하고야 말 거야

부디 나를 외롭게 두지 마


바지런한 너는

이른 아침마다 나를 찾았다

웅크린 나를

때마다 뚫고 지나가 괴롭혔다


성근 뜨개처럼 텅 빈 나는

숨죽여 모른 척 네게서 등을 지고

등 진 내 몸 앞으로

바싹 마른 네 그림자가 드리우는 데도

나는 끝끝내


떠나가라

기도하듯 읊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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