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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무개 Aug 26. 2024

존재한 적 없던 것

나는 죽어 별도 달도 되지 않을 것이다


담장 틈에 뿌리내린 노란 해바라기도

소년의 발길에 이리저리 채이는 짱돌도

둥실 떠도는 저 목적 없는 구름도

그 무엇도

나는 되지 않을 것이다


얕게 부는 바람에 흑연인 듯 스르르 퍼지다

애초에 존재한 적 없던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질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태어난 적도

불행한 일도

슬피 울던 일도 없던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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