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틈'

진짜 나의 가치를 계산하다

by 틈작가

긴 터널을 빠져나와 겨우 숨을 고르나 싶었습니다.


운동으로 무너진 멘탈을 일으켜 세우고, 이제야말로 단단해진 몸과 마음으로 새 출발을 다짐했죠.


하지만 현실은 저에게 그리 호락호락하게 '평온한 틈'을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세입자가 떠난 빈집, 그곳에 남겨진 것은 수리 견적서였습니다. 마음은 후련했지만, 통장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죠. 또 다른 딜레마의 시작이었습니다.


전문 업체의 견적서를 받아보니 돈으로 타인의 시간을 사는 비용이 너무나도 비쌌습니다. 저는 이 견적서 앞에서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눈 딱 감고 입금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편리함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을 선택하기엔, 제가 치러야 할 수업료가 너무 비쌌습니다. 3화에서 멘탈을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현실의 통장 잔고는 여전히 회복 중이었으니까요. 저는 한참 동안 견적서의 숫자들을 내려다보며 깊은 고민에 잠겼습니다.




1) 견적서 속의 딜레마: 돈으로 시간의 틈을 살 것인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돈을 써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송으로 이미 재정적 손해를 입은 저는, 이대로 큰돈을 쓰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틈'의 활용인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저는 이 견적서 앞에서 '돈의 틈'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돈으로 시간을 살 것인가, 아니면 나의 시간을 들여 돈을 아낄 것인가. 이 경제적인 딜레마 앞에서 저는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2) 나의 노동력: 어떤 돈의 틈을 나의 시간으로 메웠나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나의 시간의 가치를 기준으로 노동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모든 것을 셀프 수리하는 대신, 전문 기술이 필요한 도배·장판 같은 부분은 전문가의 시간을 샀습니다. 하지만 페인트칠, 묵은 때 청소, 자잘한 보수 작업 등은 제가 직접 맡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 노동력이 메운 '돈의 틈'이었습니다. 몸은 고되었지만, 3화에서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과 끈기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노동은 단순한 절약 행위가 아니라, 내 시간의 가치를 스스로 판단하고 투자하는 과정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통해 노동의 신성함을 다시 배우고, 절약 그 이상의 의미를 얻었습니다.


3) 돈과 노동의 가치를 배워나가는 시간

셀프 수리는 단순히 수리비를 아끼는 행위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노동의 가치나의 시간의 가치를 기준으로 삼아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내리는 실전 훈련이었습니다. 땀 흘려 얻은 노동의 결과물은 저에게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자존감을 선물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절약 그 이상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닥칠 재정적인 문제들 앞에서 두려워하는 대신, 단단해진 몸과 마음으로 나의 가치를 스스로 메우며 나아갈 것입니다.


물론... 아직 끝나지 않은 저의 노동력이 저를 기다리고 있지만 말이죠.


그래도 괜찮습니다. 땀 흘리며 삶의 틈을 메워가는 이 시간이, 훗날 저를 더 단단한 귀여운 임대인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요.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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