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고등학생이 됐다.
달라진 건 교복뿐이다.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도 그대로이다.
오늘도 다녀왔는지 어땠는지, 스윽 방으로 들어갔다.
헤드셋을 끼니 당연히 내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을 터.
그래도 뭐라 뭐라 말하면 씩 웃는 아들이 이쁘긴 하다.
겨울방학, '이제 진짜 고등학생이니 이제부터는 정말 다르게 해 보자.' 했다.
이 엄마와 아들은 둘이 서로 그러겠다 약속했지만
그저 '해야 한다'와 '하기 싫다' 사이에
팽팽했다가 느슨해졌다가를 반복했을 뿐, 결국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아이 방 안을 들여다보는데, 아들 얼굴이 환하다.
사실 대부분의 시간, 우리 아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나중에 들었는데 우리 아들이 게임을 되게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친구들한테 구박도 받는다고.
그런데도 아들은 재미있단다. 안 그만두고 계속하다 보면 조금 더 나아져 있다고 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야말로 심쿵했다.
나는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잘하고 못하고에 흔들리지 않고,
남의 평가에도 기대지 않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았으면 한다.
내가 그토록 바랐던 게 그거였는데,
게임 안에서 아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었다.
나는 심쿵하는 마음과 함께 '와 멋지다.'라는 말을 뱉는다.그리고 그 말의 아우라가 다 사라지기도 전에
불안해 두근두근 거리는 꼴이라니.
'게임 안에서는 그렇지만, 그 밖에서는?'
아들을 인정하기 위해,
우리 아들을 멋지게 생각해 주려고 애썼지만...
애썼기에,
실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