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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min Nov 07. 2024

매미 소리가 어딘가 답답하게 들리기 시작했을 무렵

필름사진과 짧은 수필

어느 가을날의 회상이었다.


유난히 길고 뜨거웠던 여름. 여름의 끝이 다가오고, 매미 소리가 어딘가 답답하게 들릴 무렵, 어린 시절의 여름 기억 같은 신기루가 떠오른다.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쌓아 올렸던 모래성. 해가 지면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놀이의 흔적만이 남아 있다. 그러다 바람 때문인지, 누군가의 장난 때문인지 모르게 모래성은 무너져 초라한 모습이 된다. 그럼에도 그 폐허 속에 쌓아 올린 시간의 흔적에서 느껴지는 낭만이 있다.


이렇게 쌓고 무너짐을 반복해 온 모래사장에는 수없이 많은 아이들의 여름 추억이, 한때는 존재했을 것이다. 그리고 가을바람이 불어오면서, 어느새 겨울바다에 여름의 추억들은 휩쓸려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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