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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use Oct 04. 2023

재즈는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이 글은 당신의 삶 속에서 재즈라는 음악을 한 번이라도 즐겼으면 하는 바람에 적기 시작했다.

우리는 재즈에 관한 각자가 떠올린 키워드를 가지고 재즈를 대하는 태도를 구성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하는 이유는 내가 낯선 무언가를 대할 때에,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것이 태도이기 때문인데,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태도는 단순한 키워드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어떤 낯선 것에 대한 잘못된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면 본질적인 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단순한 키워드부터 잘 구성해 나아야 한다.

우리는 놀랍게도 시각보다 후각을 통해 기억을 쉽게 회상한다. 이러한 후각만의 특별한 점을 이용해 우리는 재즈 음악이 포함된 기억을 회상하고 재즈에 관한 키워드들을 떠올릴 거다. 청각에 의존하는 음악이 후각과 무슨 연관이 있느냐는 의문을 품을 것이다. 우리가 회상할 때,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후각이다. 이렇게 말한다면 ‘후각을 통한 회상, 프루스트 효과’이라는 말이 이해가 잘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다음 이 문단에서 소개할 여럿 문학 작품을 통한 간접적인 체험을 하길 바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짱구의 <어른제국의 역습> 노래 Twenty ØNe PiaøTS의 Stressed Out와 프루스트의 소설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영화 <마담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 있다. 혹시나 논문 읽기에 큰 거부감이 없다면 레이철 헤르츠의‘Are Odors the Best Cues to Memory?’를 추천한다.

왜 청각이 아닌 후각에서 기억을 회상하려는 지에 대한 설명이 끝났으니 지금부터는 재즈에 대한 추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살면서 한 번쯤이라도 카페, 바에는 가보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마케팅을 목적으로 조향사로부터 특수 제작한 디퓨저를 사용하는데, 단순 후각만을 사용하기보단 풍부한 이미지를 위해 청각도 같이 활용한다, 이때 같이 활용하는 것이 바로 재즈이다. 혹시 카페, 바에 일상 속 특별한 날을 보낸 기억이 있다면 내가 생각하는 재즈에 대한 키워드를 발견하기 위해 그 장소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시간을 보내면서 느껴지는 모든 것들을 메모해 보자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대다수는 이러한 메모는 경험이 없을 것이다. 그 점을 배려하기 위해서 내가 했던 과정을 적을 것이다.

“나는 원두의 타는 향 그 특유의 향을 맡으면 재즈를 처음 접한 카페가 생생하게 기억이 남는다. 그곳은 커피의 향을 직접 맡기 위해 코에 가까이 둘 필요도 없었다. 내가 자주 가던 그 카페는 어느 카페에서나 맡을 수 있는 도식화된 디퓨저, 카페의 분위기와 상반되는 향도, 원두의 향을 의도적으로 내포하는 물건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원두의 타는 향, 바탕으로 흘러나오는 매력적인 재즈 음악만이 내가 이곳에 매료되기엔 충분했다. 벽면에 상영되는 오래된 영화는 매번 같이 온 사람과 어떤 영화일지, 어떤 내용일지 이야기 나누던 때가 기억이 난다. 그리고 같이 먹었던 좋아하는 와플의 향은 진하게 느껴졌었다.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은 베이스를 담당하는 버디 리치의 힘찬 느낌은 인상적이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재즈를 접한 카페에 대한 추억들이다. 위의 메모를 간추린 나의 키워드는 ‘나는 재즈에서 사랑을 느낀다.’이다. 아마도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서 어떻게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릴 수 있는지 말이다. 어떤 사람은 재즈를 재즈클럽에서 들을 수 있고, 누군가는 길거리에서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은은한 원두의 향을 맡으며 재즈의 리듬을 느끼기도, 재즈의 스윙처럼 말을 나누기도, 나는 가벼운 베이스처럼 단순히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 갈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나는 재즈에서 사랑을 느낀다. 그렇다면 이제 태도를 구성할 단계에 왔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태도를 구성할 필요도 없다. 당신이 만약 단어 정도의 단위까지 키워드를 좁혔다면 말이다. “나는 재즈에서 ‘사랑’을 느낀다.” 이 말이 곧 내가 재즈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엮인 추억을 의미할 것이고“‘나는 재즈에서 사랑을 느낀다.’” 이 말이 곧 내가 재즈를 사랑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여러분들도 각자의 재즈에 대한 키워드를 찾고 삶 속에 재즈라는 음악 장르를 한번 넣어봤으면 좋겠다. 재즈의 전설 중 베니 골슨만이 남았지만, 그들의 음악 아니 유산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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