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3

- 숫눈길, 개척 산행에 관하여

by 산골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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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처녀

숫총각

에 붙은 '숫'


그 숫이란

‘더럽혀지지 않아 깨끗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그 길은 숫눈길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산 깊은 길을 걸었다.

앞장서 가는 대장을 따라

그 발자국을 따라

나도 함께 걸었다.


9부 능선 어디쯤에서

감히 앞장서고 싶었다.


숫눈길에 나도 길을 내보았다.


내 발자욱을 따라 말없이 뒤따르는 사람들

내가 걸어서 길이 된다는 건 설레고 두려운 일이었다.


모든 감각을 모아

길이라 믿는 곳으로 걸었다.


숫눈길이 말을 걸었다.


'이보게, 체력 제법이야, 능선 아닌 곳에선 앞장서지 말게'


내가 앞장서기 전에

이미 두 사람은 개척 산행을 했었다.


그 두 사람이 있어

나도 객기를 부렸다.


정상에서 얻은 풍광도 동지들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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