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존재에 대한 의심이 시작된 당신에게, 리차드 도킨스)
최재천 교수님께서는 리차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세상을 달리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전의 많은 궁금증이 한방에 해결되면서, 본인의 학문적 목표를 세울 수 있었던 훌륭한 책이라고 칭송하셨다. '이기적 유전자' 읽기를 한 두 번 도전했다가 백 페이지를 못 넘기고 실패하였다. 언젠가는 다시 읽어볼 날을 기대하며, 대신 리차드 도킨스의 다른 책 '신, 만들어진 위험'이라는 책을 읽었다.
최근에 삼프로 티비의 '더 릴리전' 시리즈를 정말 재밌게 봤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교와 천주교 등 다양한 종교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던 아주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한 번도 신을 믿어본 적이 없다. 다만 알고 싶었다. 신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말이다. 알라신을 믿는 이슬람교인들은 정말 불공평한 생활을 하면서도, 어떻게 모두가 평등하다고 느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말이다. 10%의 UAE 자국민과 60%의 기타 이슬람 국가 노동자들의 삶은 천지차이다. UAE 자국민은 주 4일 일하면서 월급 2천만 원 정도를 받는 반면, 파키스탄 근로자들은 하루 10시간씩 매일 뜨거운 땡볕에서 일하면서도 월급 100만 원을 못 받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하루 다섯 번씩 같은 시간에 같은 모스크에서 기도를 하며, 알라신께 감사를 전한다.
당신 같으면 할 수 있겠는가? 나는 감히 노동착취며 인권유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노동자들은 정말 신께 감사하며,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낸 것에 그저 행복하다고 말한다.
신의 존재란 그런 것인가? 내 믿음이 부족한 것인가? 신을 믿으면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인가?
삶, 죽음, 인생...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다.
<1부, 신이여 안녕>
1.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를 함께 묶어 흔히 '아브라함' 종교라고 부르는데, 세 종교 모두 신화 상의 족장 아브라함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은 유대인의 시조로도 추앙받는다.
2. 로마 가톨릭교에서는 마리아가 원죄 없이 잉태되었다고 믿는다. 가톨릭교도는 우리 모두가 죄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믿는다. 아기는 죄를 짓기에는 너무 어린데도 말이다. 어쨌든 가톨릭교도는 예수처럼 마리아는 예외였다고 생각한다.
3. 대부분의 역사학자는 예수가 실존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큰 의미는 없다. 예수는 여호수아라는 히브리어 이름의 라틴어 어형이다. 이것은 흔한 이름이었고, 떠돌아다니는 설교자도 흔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라는 설교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비범한 주장에는 비범한 증거가 필요하다"라는 말을 했다.
4. 매년 유월절마다 유대인은 이른바 '이집트 탈출'을 기념한다. - 모세 <출애굽기>
5. 성경은 착한 책인가? <구약>의 신은 자신이 선택한 백성에게 다른 부족을 도륙하라고 끊임없이 다그친다. 그것도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말이다.
6. 십계명 중 첫 번째: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 (질투하는 신)
7. 우리는 더 이상 그 시대에 있지 않고, 우리가 우리의 도덕, '옳고 그림'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성경>에서 얻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8. 신학자들이 발뺌할 때 이용하는 수법이다. <성경>에 있는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단지 상징일 뿐이라거나, 실제로 일어난 적이 없다거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비유라고 말하면 그만이다.
<2부, 진화,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1. 유전자는 무작위로 바뀌었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이다. 그것은 좋은 쪽으로 유도되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돌연변이 유전자는 상황을 악화시킨다. 하지만 약간 더 긴 발톱의 예처럼 몇몇의 경우는 상황을 더 좋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 경우 그런 돌연변이가 일어난 동물(혹은 식물)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고, 따라서 그 돌연변이 유전자를 포함한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것이 다윈이 자연선택이라 부른 과정이다. 성공적인 돌연변이는 비록 무작위적이더라도 작다는 게 핵심이다. 돌연변이 동물은 무작위로 뒤섞인 엉망진창이 아니다. 각각의 무작위적 변화가 그 동물을 앞 세대와 아주 조금만 달라지게 만든다.
2. 겨울의 찌르레기 때
3. 다윈의 자연선택이다. 즉 모든 동식물이 저마다 자기 일을 그토록 잘하는 바로 그 이유이다. 무엇을 잘하는지는 종마다 다르다. 뭘 하든 그것을 잘하게 만드는 DNA를 후대에 전달할 수 있을 만큼 오래 살아남는 것이다. 이런 자연선택이 수천 세대에 걸쳐 일어난 후 우리는 개체군 내 동물들의 평균적인 형태가 변한 것을 알아차린다. 진화가 일어난 것이다.
4. 우리 조상들의 종교는 '애니미즘'이었다. 그 두 눈이 닿는 모든 곳에서 행위자를 보았고, 종종 그것을 신이라고 불렀다. 그리스 신들은 이렇게 출발했다. 강의신 천둥의 신, 바다의 신.. 태양의 신. 기도와 제물로 간청하고 달래지 않으면 내일 뜨지 않기로 결심할지도 모르는 행위자였다.
5. 야훼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유대인의 유일신으로 진화했고, 결국 그리스도인과 이슬람교도에게도 유일신이 되었다. 그전에는 유대인의 뿌리인 가나안 사람들이 섬기던 많은 신들 중 하나인 '폭풍의 신'이었다.
6. 사람들이 가뭄을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날씨와 신들에게 제물을 바쳤을 것이다. 왜 그들은 그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을까? 인간의 뇌는 패턴을 찾는다. 자연선택은 우리의 뇌 안에 순서 같은 패턴을 알아차리는 경향을 심어놓았다. 즉 무엇 다음에 무엇이 오는지 눈여겨본다. 하지만, 무엇 다음에 항상 무엇이 온다가 아니라, 무엇 다음에 때때로 무엇이 온다로 밝혀진다.
7. 뉴기니 중부의 산들은 수천 년 동안 세계 나머지 지역과 격리되어 있었다. 1930년대에 오스트레일리아와 아메리카의 탐험가들은 약 100만 명의 뉴기니 고지대 사람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는데, 그들은 외부 세계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고고학에 따르면 뉴기니 고지대 사람들은 약 5,000년 동안 그곳에서 살았다고 한다.
8. 다윈이 등장하기 전, 생물 세계의 이 모든 아름다움과 복잡성이 설계자 없이도 생겨날 수 있었다는 말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황당한 소리였다.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을 보면 신이 만든 게 틀림없어' 신이 생명체를 창조했다는 게 단순한 상식이었던 때가 있었다. 다윈은 그 상식을 깨뜨렸다.
9.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지고, 모든 원자는 작은 핵과 그 궤도를 도는 훨씬 더 작은 전자들의 구름으로 이루어진다. 그 사이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다.
10. 물질은 여기서 저기로 흐르고, 순간적으로 함께 모여 당신이 된다. 그러므로 당신이 무엇이든 지금 당신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은 당신이 아니다.
11.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어떤 사건 이를테면 양자 사건(quantum event)은 누군가 그것이 일어났는지 그렇지 않은지 보기 전까지는 일어난 게 아니다. 양자이론의 창시자인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도 그 생각을 비꼬았다.
12. 과학적 진실은 두렵고, 그것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과거 갈릴레오의 박해자들은 지구가 자전하면서 태양 주위를 돈다는 이단적 생각에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건 여전히 사실이다. 그리고 과학적 진실은 어리둥절하거나 두려울 때보다 경이롭고 아름다울 때가 훨씬 더 많다.
13. 신이 우리를 창조한 것보다 우리가 신을 창조했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이 내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