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작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by 세코

'첫 시작'이라는 말은 중복된 두 단어의 조합인가?

그러한 것 같다. '시' 라는 단어는 처음이라는 뜻을 포함한 한자어일테니.


코코의 추천으로 이 사이트에 처음 접속하게 되었다. 어쩌면 나의 글 작성 성향에는 이곳이 기존의 공간보다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나는 떠오르는 것을 갑작스레 막 쓰고 싶은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어떠한 감상이나 정보전달도 매한가지일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첫 제목은 '첫 시작'으로 하려고 했다. 써보고 나니 중복된 표현 같아서 제목을 바꿨다.

중복된 표현을 쓰건 말건 그것이 무엇이 중요하겠냐! 싶다가도 거슬리는 표현을 지우는건, 어쩌면 조금은 강박이 있는 내 성격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글은 그 사람의 성향을 드러내는 매개체인 것 같다. 취업하며 자기소개서 첨삭이란걸 받아볼 때 처음 알았고, 그녀와의 연애를 통해 또 알게 되었으며, 가끔씩 떠오르는 내 생각들을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알게되었다.


각설하고,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새로운 시작은 나에겐 꽤 흥미로운 일이다. 타의로 시작하는건 정말 싫다. 간섭받기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때문일까. 얼마나 길게 주기적으로 글을 쓰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가끔씩 내 안에 쌓여있는 무언가를 이렇게 풀어내는 행동은 내겐 꽤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요즘의 삶에 있어 사실 내게 새로운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소한, 아니 어쩌면 인생에 꽤 중요한 기점이 될 수도 있는 일들을 차근차근히 준비해보려 한다. 새롭고 신나면서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랄까. 잘 되기를.


누가 이 글을 읽게 될 지 모르겠지만, 내 동년배라면 ..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의식의 흐름대로, 나만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을 나열하듯이 써보았다. 웃기다. 짧은 시간동안 저런 생각들을 하고 작성하다니. 누군가가 봐주길 바라며 약간의 공감을 바라는 것일까? 무작위의 독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그들을 웃기길 바라는 마음일까.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


생각을 표현한다는 핑계로 누군가에게 관심이 받고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익명이라는 도구를 앞에서 나를 숨기고 남에게 희열을 주는 일은 나에겐 꽤 재밌는 일이다.


봄이 찾아온 것 같다. 날도 따뜻해지고 걷다보니 땀이 조금 나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 발짝만 그곳에서 멀어져 나와보라. 세상은 생각보다 넓고 하늘은 따뜻하며 꽤나 평화롭다. 잠시동안의 여유를 이렇게 즐기길 바라본다. 정작 나는 모니터 앞에서 키득거리고 있지만.


누군가의 '첫 시작'을 가볍게 응원하며 오늘 하루도 화이팅.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