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헤매고 있을 때, 사막 한가운데서 길을 잃은 것처럼 막막했었다. 머릿속에서는 매일 작은 불꽃놀이가 일어나고, 내 침대는 도서관 책상이 되어 있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나는 글쓰기를 단순히 생각을 표현하는 단순한 도구 정도로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첫 커피를 마신 후 다시 잠자리에 드는 느낌처럼, 글을 다 쓰고 나면 개운하지만 어딘가 허전했었다. 아무리 열심히 글을 써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문장에도 종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자 내 글쓰기 세계에 작은 혁명이 일어났다. 갑자기 내 앞에 펼쳐진 문장의 파노라마에 머리가 빙글빙글 돌았을 정도였다. 다양한 악기가 모여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듯, 문장도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글에 풍성함을 더해준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다시 말해 글쓰기는 단순한 표현이 아닌,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설득하고, 또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강력한 도구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비밀은 바로 문장의 다양한 기능에 있었다.
1. 주제문을 빛내주는 조연, 뒷받침 문장의 모든 것
글쓰기 이론서에서 주제문의 뒷받침이 중요하다 해서 글을 쓸 때마다 사라진 연애편지를 찾았던 심정으로 뒷받침에 몰입했었다. 그렇게 주제문을 뒷받침하라고는 했지만, 정작 구체적으로 뭘 어떤 방식으로 뒷받침을 해야 하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어쩌다가 답을 찾은 듯도 했지만 맞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주제문을 위한 팬클럽을 만들고, 팬레터만 쓰면 되는 것처럼 오직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것만이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글을 쓸 때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문장들이 설명문, 논증문, 묘사문, 서사문처럼 기능별로 구분된다는 골든 규칙이자 생명줄 같은 사실은 몰랐었다. 그동안 나는 설명, 논증, 묘사, 서사를 다 섞어서 도대체 어디다 어떤 것을 들이댔는지 모르고 글을 썼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주제문을 뒷받침할 문장을 하나하나 공식처럼 풀어나가는 기분으로 글쓰기 이론서를 더 자세히 읽기 시작했다. 길을 잃지 않으려면 정확히 어디서 좌회전하고 우회전해야 할지 아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각 문장들이 주제문을 어떻게 조각 맞추기 하듯 뒷받침하는지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팀 스포츠에서 감독, 선수, 팬, 해설자 등 각자의 역할이 있듯이 설명문은 주제를 명확히 설명하고, 논증문은 주장을 뒷받침하며, 묘사문은 생생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서사문은 이야기를 통해 주제를 전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문장들의 기능을 구분하지 못했을 때, 내 글은 시합에 나선 선수들이 모두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축구 경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설명문이랑 논증문이랑 묘사문, 서사문이 다 같이 공격수였다. 그런 멘붕을 경험한 후 각자 역할을 잘 분배하기 위한 개선의 노력을 했다.
이제 나는 각 문장을 기능적으로 구분하여 오케스트라처럼 문장마다 각자 제자리에서 임무와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글을 쓰는 데 더 믿음이 생겼다. 즉 글쓰기에 있어 각 문장이 군대처럼 보다 체계적으로 돌아가고 명확한 접근 방식을 터득한 것이다.
2. 주제문과 함께 뒷받침 문장의 무한한 세계로
마라톤, 역도, 체조 선수들이 각자 다른 기술로 올림픽에 참가하듯이 설명적, 논증적, 묘사적, 서사적 문장들 각각이 자기 분야에서 최고를 겨루기 위해 글쓰기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을 문장 기능의 구분에 몰두하던 중에 야 터득하게 되었다. 이는 설명적, 논증적, 묘사적, 서사적 문장 기능을 명확히 이해한 후 가능해진 일이었다.
이런 새로운 지식은 글쓰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문장의 장인이 된 기분을 갖게 해 주었다. 이제 내 과제는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형태의 문장을 쓰는 거였다. 즉 설명문, 논증문, 묘사문, 서사문 등 모든 종목을 다 해내는 것이었다.
설명, 논증, 묘사, 서사등 4가지 문장의 기능을 통해 글을 더 풍요롭고 생동감 있게 한다는 것은 글쓰기의 뮤지컬이자 글쓰기의 풀코스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마술쇼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각 문장의 기능을 구분하여 다양한 형태의 문장을 사용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문장 박람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글이라는 부스에서 설명을 하고, 마이크로 주장을 펼치고, 생생한 이미지를 그려내고, 멋진 이야기를 하는 등 각 문장들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주제문을 중심으로 한 풍부한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문장 기능을 제대로 구분하고 활용하다 보니 필요한 문장들을 골라 풍성하고 다양한 글의 형태를 채울 수 있었다. 즉 모서리 조각, 가장자리 조각, 가운데 조각, 마지막 퍼즐 조각까지 하나씩 맞춰가다 보니 다양한 형태의 풍요로운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었다.
한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주제문을 명확하게 글에서 드러내고, 나머지 문장들이 주인공을 지원하는 배우 같은 역할을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문장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은 로또 당첨 번호를 다 맞춘 만큼이나 행운의 절정이었고,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기까지 했다.
3. 문장 속 숨겨진 4가지 코드를 찾는 법
이제 문장 속 숨겨진 4가지 코드에 대한 문장 오디션에 들어갈 시간이다. 명확하게 정보를 전하는 강의 전문가형 설명적 문장, 상대방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물리치는 변호사 같은 특기를 가진 논증적 문장, 세밀한 관찰자로서 감각을 자극하는 형태의 묘사적 문장, 이야기의 마술사로 등장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장기를 가진 서사적 문장이 무대에서 어떻게 대활약을 펼치는지 하나씩 들여다보기로 하겠다.
설명적 문장은 이걸 듣고도 모르겠다면 내 탓이야 라는 각오로 정보를 똑 부러지게 전달하는 데 사명을 다하는 문장이다. 즉 내가 방금 배운 걸 똑 부러지게 알려줄게 라며 정의와 특성을 똑바로 설명해서 독자의 뇌에 착 달라붙게 돕는 데 초점을 맞춘 문장이다.
설명적 문장은 주제나 개념을 설명하는 문장인데, 모르는 게 없는 척척박사처럼 명쾌하게 알려주고, 상냥한 안내자나 정보전달의 친절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설명적 문장은 헛소리하지 말고 요점만 딱 집어줘라고 외치거나, 아침에 눈 뜨자마자 커피는 어디?라고 찾는 우리처럼 명료하고 직설적으로, 그리고 돌려 말하지 않고 그냥 다이렉트로 말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그 해외 주재관은 이 시간이면 지구 반대편에서 항상 회의 중이다. 그 해외 주재관은 국제 마약사범 검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 지구 반대편에 있는 국가 형사들과의 협업을 위해 매일 이 시간에 회의가 잡혀 있다.」 이 문장들은 그 친구가 국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팀원들과 협업을 위해 이 시간에 회의가 필요하다는 정보를 똑 부러지게 제공하는 설명적 문장의 사례이다.
논증적 문장은 주장을 펄럭이며, 뒤에서 근거가 화려한 퍼레이드처럼 줄줄이 이어진다. 이 퍼레이드 덕분에 아무도 논리에서 빠져나갈 수 없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논증적 문장은 주장을 들이밀며, 이게 다 내가 옳다는 증거야! 라며 증거를 마구 내놓는 글쓰기의 무기이자 변론가 같은 문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논증적 문장은 건축가가 설계한 대로 지어진 집처럼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구성된다. 누가 봐도 이 집은 튼튼해!라고 말할 수밖에 없고, 그 구조는 침입자가 길을 잃고 말 정도로 명확하고 체계적인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그 형사는 비가 오자 노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했고, 옷이 젖을 수도 있으며, 감기에 걸릴 수도 있기에 우산을 써야 했다.」 이 문장에는 우산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 펄럭이고 있으며, 화려한 근거적 문장이 들어가 있는 논증적 문장의 사례이다.
묘사적 문장은 독자의 상상력을 휘어잡아 상상 속에 색을 칠해주고, 눈앞에서 3D 영화를 상영하는 것처럼 머릿속에서 생생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다.
묘사적 문장이란 단어로 독자의 상상 속에 명화 한 점을 선사하거나, 독자의 뇌 속에 생생한 환상을 펼쳐주는 문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묘사적 문장은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마구 자극하고 폭발시키며, 글이 영화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감각적인 표현으로 독자의 눈앞에 4D 영화관을 펼쳐놓는 듯한 표현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그 형사의 슬픔은 무거운 돌덩이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그 돌덩이는 그가 숨 쉬는 것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의 슬픔은 한겨울의 황량한 들판처럼 메마르고 차가웠다. 그 들판엔 어떤 생명도, 희망도 존재하지 않았다.」 돌덩이, 한겨울의 황량한 들판과 같은 시각적 표현은 묘사적 문장의 사례이다.
서사적 문장은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해서 팝콘이 필요할 정도로 독자가 이야기 시간에 푹 빠지도록 만들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모험을 제공한다.
서사적 문장은 사건이나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전개하는 문장으로서, 시간 여행 안내자, 스토리텔링 요술사, 이야기의 GPS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서사적 문장은 이야기의 흐름을 쫙 펼쳐놓고, 독자가 좌회전하세요!라는 내비게이션 안내를 받듯 이야기 속으로 안내하고 긴장하며 화면을 지켜보듯 하는 이야기의 흐름과 전개가 특징이다.
예를 들어, 「정보형사는 뭔가 불길하다는 느낌의 제보를 들었다. 질문을 아낀 채로 제보 청취에 열중했다. 제보자도 걱정하는 얼굴빛이었다」 사건의 시작을 설명하며,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정보형사의 행동을 시간 순서대로 전개하며, 그의 집중된 모습을 그려주고 있다거나, 제보자의 반응을 묘사하여, 사건의 심각성을 더해주는 표현들은 서사적 문장의 사례이다.
이렇게 네 가지 문장의 특기와 매력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니, 각각의 문장이 어떻게 우리의 글쓰기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만드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설명적 문장이 명확한 지식을 전수하고, 논증적 문장이 강력한 논리로 설득하며, 묘사적 문장이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그려내고, 서사적 문장이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들 문장은 각기 다른 역할을 하며, 함께 사용될 때 글쓰기의 깊이와 다양성을 더해준다. 이런 문장들의 힘을 적극 활용하여 더욱 풍부하고 매력적인 글쓰기를 실현할 수 있으며, 글쓰기의 새로운 경지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