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예비군 남자

by 김귀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그는 몇 달을 방황하다 군대를 지원했다.

그해 10월 13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혼자 가는 훈련소는 유난히 외로웠다.

훈련은 고됐고, 몸은 늘 지쳤다.
어느 날은 고참이 밥을 못 먹게 했다.
그때 그는 배고픔을 제대로 알았다.

훈련을 마쳤을 때, 외삼촌이 찾아왔다.
그에게 삼촌은 아버지이자 조언자였다.

자대는 다행히 연고지에 있는 경찰서였다.

그는 의경으로 배치되었다.

근무 중 우연히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개인 사무실에 다니고 있었다.

그 후로 그는 종종 그녀의 사무실에 들렀다.
그녀는 데면데면했다.
그래도 그는 갔다.

의경 근무는 쉽지 않았다.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상했다.

1990년 10월, 그는 다른 중대로 발령이 났다.

떠나기 전, 그는 후임 수경을 통해 그녀를 불러냈다.
파출소 앞에서 헤어지며 처음으로 악수를 했다.

그녀는 담담했다.

“죽으러 가냐, 잘하고 와.”

새 부대 생활은 쉽지 않았다.
그녀와의 연락도 끊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연락이 왔다.
그녀가 친구와 울산에 간다며 기차표를 부탁했다.

그는 원주역에서 그녀를 만나 표를 건넸다.
그뿐이었다.
울산을 다녀온 뒤에도 고맙다는 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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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 듣기만 해도 설레는 이름이다.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다. 한 줄이라도 좋다. 읽어 주는 분의 삶에 감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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