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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노 쌤 Jul 21. 2022

이제 우리 교육을 하자!

 -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학생이 잘못하면 교무실로 불려 온다. 꾸중하는 선생님에게 학생은 늘 같은 변명을 늘어놓는다. “왜 저한테만 그러세요.”가 바로 그것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들 같은 잘못을 하고 있는데, 잘못한 모든 학생을 꾸중하지 않으면서 왜 자신만 문제시 삼느냐는 말투다. 이는 성인도 마찬가지다. 교통 신호 위반으로 경찰에게 잡히면 똑 같이 말한다. 다들 신호 위반하는데, 교통 위반 범칙금을 받는 자기만 억울하다는 것이다.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에는 한 남자가 산 정상에 서 있다. 산 아래 세상은 안개로 가득하다. 보이는 것은 높은 산봉우리뿐이다. 안개는 힘찬 파도처럼 산봉우리에 부딪친다. 자연은 그저 남자의 머리카락만 날릴 뿐이다. 그 무엇도 세상을 향한 방랑자의 강한 의지를 넘보지 못한다. 방랑자는 당당하게 자연에 맞선다. 방랑자에게 삶이란 그저 자신의 발길을 옮기는 행위일 뿐이다. 사람이란 모두 잠시 세상에 머무는 여행자일 뿐이다. 지금 방랑자는 어떤 표정을 얼굴에 짓고 있을까? 

서양인은 개인이 중심인 사회다. 그러기에 모든 시선 중심은 작가에게 있다. 즉 1인칭 시점이다. 그 특성을 잘 보여주는 회화의 특성이 바로 원근법이다.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관찰자는 화면의 밖에 존재한다. 이 특성은 서양인의 의식 깊숙이 녹아 있다. 그들은 자기 삶의 중심을 행복에 둔다. 모든 문제 해결의 중심에 자신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고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당당히 한다. 결혼을 하면서도 부모의 반대는 큰 의미가 없다. 자신이 행복할 배우자를 고른다. 


동양인은 집단이 중심인 사회다. 그러기에 모든 판단 기준이 집단에 있다. 즉 3인칭 시점이다. 그 특성을 잘 보여주는 회화의 특성이 바로 역 원근법이다. 서양의 원근법처럼 작가의 눈높이에 소실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로 소실점이 모아진다. 동양인은 세상을 관찰해 내가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이 스스로 그 존재를 드러낸다고 사고한다. 모든 문제 해결의 중심에 타인이 존재한다. 식사 메뉴를 선택하면서도 “알아서 주세요.” 혹은 “그냥 되는 대로 주세요.”라고 말한다. 자기가 먹는 음식을 남에게 미룬다. 오죽하면 메뉴판에 ‘아무거나’도 있다. 


최근 다양한 교육 이론이 꾸준히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학교와 사회 문화적 특성이 그 과정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다. 서양 교육은 개인의 성장에 큰 강점이 있다. 학생은 자연스럽게 자기 의견을 말하고, 토의나 토론에 참여한다.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자신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자기 개인 의견을 남들 앞에서 드러내길 상당히 주저한다. 내가 말하는 내용에 대한 3자의 평가에 민감하다. 토의와 토론 중심 교육은 자연스럽게 교육적으로 한계에 부딪친다. 


교육 개혁을 생각하면서 우리 현실을 배제한다면 그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학생은 집단주의 사고를 하면서 개인주의 사고로 활동하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한 명이 잘못해도 단체로 기합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 없다. 개인의 잘못은 개인에게 돌아간다. 그럼에도 학생은 집단주의 사고를 한다. 주입식 교육은 그 한계가 뚜렷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서양식 교육 방식을 강요하는 것은 더 문제가 있다. 학생은 사고방식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만의 방역 체계를 완성했다. 이처럼 서양 사고 중심이 아닌 동양 사고 중심의 교육을 발전시킬 때가 되었지 않을까? 우리의 사고방식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The hiker above the sea of fog)>

예술가: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 1774~1840)

국적: 독일

제작 시기: 1817년경

크기: 98×74㎝

재료: 캔버스에 유화

소장처: 함부르크 쿤스트할레(Hamburger Kunsth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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