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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장. 글에서 희망을 찾다

글로 쓰는 자유

by 검마사

과거의 나는 꿈도 희망도 잃어버린 채로 많은 세월을 보냈다. 그저 남이 시키는 대로 남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왔었다. 남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 남들에게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 나를 감추고 남이 바라는 모습으로 수십 년을 살아왔다. 평판은 나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답답함이 쌓여 가고 있었다. 남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희망이 없다. 그저 하루하루를 버틸 뿐이다. 혹시나 남의 지적을 받을 때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제대로 가스라이팅 당한 것이다. 사람과 사회의 가스라이팅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을 시커멓게 썪어들어가는 나날들이었다.




희망도 없이 꿈도 없이 살아가던 나를 바꾼 것은 글쓰기였다.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한 글쓰기가 나를 변화시켰다. 하루하루 적어간 글에서 내 본심을 찾을 수 있었다. 글을 통해 내가 모르던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동안 왜 그리 남의 눈치만 보며 살았는지 모르겠다. 결국엔 세상은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 남을 위해 백번 노력해도 한 번의 실수로 묻히는 것이 사람이다. 남들은 결코 나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나를 이용할 뿐이다. 좋을 때야 내게도 나눠주는 것이 있지만 자신들이 힘들 때면 바로 안면몰수하고 사라지는 게 사람들이다. 내가 나를 위하지 못하면 세상의 누구도 나를 위해주지 않는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많은 인연을 끊어냈다. 그들은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술 동무나 하고 망가지는 것을 즐기던 사람이었다. 자신들은 여유가 있어도 남에게 여유를 나눠주지는 않는 이기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나는 시간 때우기용 상대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의 위선을 알게 된 것은 내 첫 책이 나오고 나서였다. 비싼 술을 시원하게 사던 사람들이 내 책은 단 한 권도 사주지 않았다. 오히려 나와 관계가 소원했던 지인들이 내 책을 사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인생이 얼마나 덧없던 것이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글을 쓰며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이다. 앞으로의 미래는 나를 위한 삶이 될 것이라는 희망이다. 희망이 생기자 꿈도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남의 눈치는 보지 않는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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