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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May 14. 2022

나의 퍼스널 브랜드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어떻게 설계되어 있을까? 어떤 부분에서 가중치를 두어 콘텐츠 소비자에게 적절한 '제안'을 하게 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보통은 내가 좋아하거나 관심 가져하는 채널을 주로 추천해 주지만, 아주 가끔은 약간 결이 다른 콘텐츠나, 전혀 어울릴 거 같지 않은 내용도 추천을 해 줄 때가 있으니 말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요새 '기독교' 관련 콘텐츠가 추천으로 올라와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조용히 '이 채널 추천 안 함'을 누르곤 한다. 

 여하튼, 오늘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에 이끌려 보게 된 콘텐츠를 본 후, 과연 나의 퍼스널 브랜드란 무엇인가에 대해 잠깐이나마 민낯의 나와 마주 앉아서 대화를 해 볼 수 있었다.


 채널 명은 '드로우 앤드류'로서, 주로 자신의 직장생활 경험담을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각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은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하며 많은 2030 세대의 공감을 불러 일을 킬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채널로 보인다.


 오늘은 게스트로 보셨던 최명화 교수와의 인터뷰를 보고, 내가 공감 갖고 경청한 내용 일부와, 그걸 바탕으로 한 '나의 퍼스널 브랜드'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

 


"오늘만 계속 사시면, 목표는 더 빨리 달성돼요"

 이 말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말이었다. 이전 브랜치에서도 지속 게재했었지만, 나는 '지금도 좋아하는 게 없다.' 요새 조금 재미있는 일은 회사 밖에서 웨딩 촬영을 하며 점차 결과물이 나아지는 걸 느낄 때가 재밌지, 회사 안에서 사실 좋아하고, 재밌는 일을 찾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 같다.

 

 그럼, 재미도 없고 좋지도 않은 회사를 왜 다니느냐?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있기에, 현재 삶을 쉽게 바꾸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요새 흥미 있어하는 상업사진이 유망할 것인가? 그렇지도 않다고 본다. 그렇기에 주 5일간은 회사에서 '오늘만 사는 것'이고, 매주 토요일 또한 '오늘만 사는 것'이다. 남은 일요일도 그간 소홀한 가족들을 위해 '오늘만 산다.' 


 나는 최교수님이 이야기한 오늘만 계속 사시면이라는 앞에는,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한)"이라는 말이 붙으면 금상첨화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날을 살아가기보다, 단 하나의 다른 점이라도 스스로 성장해가고 고민해가며 자신만의 생각과 경험의 그릇을 넓혀 나갈 때 비로소 본인이 원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혹여나, 본인이 원하는 목표가 없더라도, 점점 앞으로의 일들이 현재 노력 기반으로 이어져 좋은 결과물들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어떤 일이 잘 되면, 내가 증명됐다고 생각했고, 일이 안되면 내가 거절당했다고 생각했어요."

 회사와 '물아일체'를 경험했던, 즉 회사=나로 생각하던 2년 전까지만 해도 최교수님이 말씀 주신 저 내용에 의문을 표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에 처음 경험했었던 기억, "내가 열심히 해도 회사는 알아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경험을 한 이후에 이 콘텐츠를 만나서 그런가 지금은 대체로 수긍이 간다.


 최교수님은 추가로 일이 안되었을 때 '러닝'을 얻음으로써 다음번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경험을 축적하는 게 중요하다 하셨는데 이 부분도 크게 공감이 갔다. 보통 회사 내에서는 아래처럼 살짝 뒤틀려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생각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어떤 일이 잘 되면, 내가 증명됐다고 생각했고, 일이 안되면 내가 잘못한 부분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네 탓이라고 생각들 하실 거 같다. 그럴 수밖에 없다. 평가가 구성원들 사이의 상대평가이므로, 당연히 내가 안되면 남을 내려야만 올라설 수 있는 토너먼트 구조이기 때문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겠지만(?) 정말 진심으로 아래와 같이 생각한다. 

"어떤 일이 잘되면, 다른 동료들이 잘해줘서 그렇다고 생각했고, 일이 안되면 내가 기여한 바가 부족했다고 생각했어요"

 자기가 잘나서 일이 잘되는 경우도 못 봤지만, 자기가 못나서 일이 안 되는 경우는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I'm Sorry"를 동료들에게 자주 외치는 이유가 그것이다. 내 탓으로 돌리면, 다른 동료들은 조금 더 자신 있게 본인들의 일을 집중해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사를 모실 생각하지 말고, 잘 활용해라"

 최교수님은 아울러, S고과를 받으려면, 나의 상사를 모실 생각을 하지 말고, 상사를 잘 활용해서 그 사람의 '면'을 세워줄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상사도 월급을 받는 사람으로서, 그 사람의 존재의 이유를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혼자 일 처리를 하지 말고 긴밀히 Cowork를 하며 그 사람에게 조직에서 필요한 이유를 만들어 주라는 것이었다.


 작년부터 사실 이 주제와 관련되어 비슷한 이슈를 현재까지 겪고 있다. 내 말인즉슨, 내 입장에서는 최대한 활용하고 정보도 잘 공유드리며 업무를 처리해 간다고 생각하는데, 나의 매니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자신은 정작 업무에서 배제되어 '존재의 이유'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나의 그 부분에 대한 프레임은 사실 명확하다. 커뮤니케이션을 안 한 것도 아니고, 주기적으로 업무 공유를 드리며 소통하고 관리 업무 오너쉽에 대해 매니저에게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팀원이 있다면, 그 이후부터는 매니저가 주도할 부분은 스스로 챙겨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현재 나의 팀 상황'에 비추어볼 때는 더 이상 상사를 잘 활용해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인정한다. 물론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은 해볼 생각이다.


 이토록 알고리즘에 힘에 이끌려 좋은 콘텐츠를 잘 시청하였다. 요새는 세상이 좋아져서 이런 콘텐츠를 사실상 무료로, 그것도 어느 때나 시청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어쨌거나 회사 내에서의 나의 퍼스널 브랜드를 생각해볼 시간이 왔다. 글은 마무리해야 할 것이 아닌가. 나중에 가면 정답이 아닐 수 있겠으나, 적어도 11년을 넘게 다닌 이 시점에서, 회사에서의 나의 퍼스널 브랜드는 아래와 같이 정하고, 이를 유지하려 한다.


"치열한 고민과 현실적 생각, 그것을 뒷받침하는 빠른 실행력 기반에 목표지향 주의자"


넘어졌다고 그대로 쓰러지진 말자. 일어날 수 있다. 다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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