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소설 부분 응모

세상을 보는 눈: 무명

by 방정민

세상을 보는 눈: 무명

무명은 천지의 시작





태초에 허구가 있었고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하였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이야기는 끝날 줄 모르고 면면히 이어져 천지가 되고 나를 이루었다. 그렇게 나는 이야기의 하나가 되어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 간다, 죽을 때까지. 천지의 시작과 끝! 이야기는 나의 인생이 되어 나를 일깨운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어 현묘한 이야기꾼이 되고 싶을 뿐!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사는 이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사람들은, 매체에서는 20ㆍ30대만 힘들다고 난리인데,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때가 바로 IMF 원년 때인 97년이었다. 실업이 대세였고 실업에서 겨우 벗어난 자는 알지도 못했던 비정규직이라는 알량한 자리에 고마워해야 했다. 그 자리조차 대부분 당시 젊은 20대들의 몫이었다. 그렇게 실업자가 되고 비정규직이 된 20대들은 좀처럼 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 50대가 되었다. 그런데 매체에서는, 젊은 사람들은 사회의 중요하고 돈 많이 버는 자리는 모두 50대가 다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불공정하고 왜곡적인 사회구조에 대한 성찰을 하지 못한 채 50대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사회를,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이런 무지한 말을 하게 된다. 지금의 20대들도 30년이 지난 후는 그 사회의 중요한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때도 지금의 20대들(30년 후 50대)이 문제라고 말하겠는가! 그러면서 실력주의, 능력주의가 정의라고 외치며 지방대학과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것이 당연한다고 말한다. 이 무지와 모순은 어디서 발생하였는가!


세상에는 온갖 무지와 모순이 난무하고 있다. 나는 소설을 쓰면서 이런 모순과 무지를 고발하고 싶다. 그러면서 나를 일깨우고 사회를 바로 보는 눈을 기르고 싶다. 그것이 좋은 이야기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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