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 그릇만큼 먹는다
나는 나 자신을 믿지 못해 큰 돈을 날렸다.
내 월급이 300이니 거의 두 달치 월급을 날려버린 것이다.
정확히는 벌 기회를 놓쳤다.
내 수중에 들어오지 않은 돈이니 번 돈이라 할 수는 없지만,
왜 이런 바보같은 짓을 했는지 참 아쉬움이 남아 공유해본다.
내 지난 글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미국의 경제침체가 올 것이라 보고 증시의 하락에 베팅했다.
그렇게 대부분의 자산을 빚까지 져가며 채권에 올인했고, 미국 증시가 순풍을 타면서 한 달 정도 물려있었다.
하지만, 이번 주 다시 미국 경제의 하방을 예고하는 지표가 등장하면서 미 증시는 크게 떨어졌고,
채권 금리 또한 크게 떨어졌다.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오른다는 말, 여기에 엔화까지 같이 오르며 순식간에 수십 만원의 수익이 났다.
여기까지만 보면 좋다.
하지만 나는 욕심을 못 버리고 무료 15% 이자로 2000만 원을 추가 대출 받았다.
제1 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을 최대로 받은 것이다.
이번주 증시의 대폭락을 예상했기 때문에 500은 채권을 낮은 가격에 매입하고, 1000만 원은 엔비디아 곱버스(인버스*2)를 샀다.
내가 엔비디아 공매도를 기웃거린다는 소식에 주변에서는 패가망신 할 짓 하지 말라 했지만, 결국 나는 포지션에 진입했고, 들어간 화요일날 엔비디아는 9.5% 하락하는 역사적인 일을 맞는다. 이때 나의 수익은 +300까지 찍는다.
여기까지만 보면 참 좋다.
나는 크게 오른 주식이 크게 떨어지는 걸 많이 봐와서 엔비디아에 들어간 것이고, 지난 실적이 좋았음에도 떨어지는 걸 보고 하락 모멘텀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래서 추가로 남은 500만 원에 단기 대출 330까지 받아 내 돈 일부까지 해서 900을 이체했다.
엔비디아를 샀으면 됐다.
근데 나의 반골기질이 어제 덜 떨어진 테슬라를 향했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테슬라 곱버스에 들어갔지만 테슬라는 크게 상승했고, 엔비디아까지 동반 상승하여 나는 내 돈을 지키겠다는 생각에 다 팔고 10만원에 손에 쥐었다.
이것도 60만 원은 건질 수 있었지만,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패닉바이, 패닉셀을 진행하면서 크게 잃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종가보다도 비싼 가격에 다시 진입하면서 결국 수익률 -를 보고 만다.
이날, 빅테크 주식 중에 테슬라만 크게 올랐다.
나는 미우나 고우나 금요일까지는 엔비디아 공매도를 칠려 했으나 -의 공포에 사로잡혀 포지션을 다 정리하고 더 비싸게 사는 멍청한 짓을 했다.
그렇게 화요일에 물린 주식은 수요일에도 목요일에도 나에게 탈출 기회를 줬다.
내 평단가 이상으로 올라가며 수십만 원의 이익을 본 것이다.
하지만, 나는 팔지 않았다. 금요일 지표에 따라 주식이 폭락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론 맞았다. 결과적으로는 말이다.
바로 어제 금요일, 지표 발표 전 나는 본절에 주식 일부를 정리한다.
혹시나 당일 지표가 좋게 나와 버리면 내 손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곱버스라 특히 그렇다.)
그렇게 일부를 정리하고 9시 반 지표가 발표되자 나는 내심 기분이 좋았다.
실업률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여전히 4%를 넘었고, 신규 취업자 수가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은 반대로 갔다. 엔비디아는 올랐고 나는 손실을 봤다.
일부 현금화 해 둔 것으로 저가 매수를 하려 했지만, 손이 가지 않았고 나는 최저가에 반을 팔았다.
그리고 엄마와 맥주 한 잔을 하면서 그냥 내 패배를 인정하고 모든 주식을 청산하면서 -10만 원이라는 성적을 받는다.
결과는 엉망이었다.
본 장 시작과 동시에 증시가 폭락하면서 엔비디아 곱버스는 내 평단가를 넘어 5% 넘게 상승했다.
내가 오늘 팔지만 않았어도 2000만 원의 5%는 100만 원의 수익이 나는 거였다.
그리고, 괜히 테슬라 곱버스를 사지 않으면서 엔비디아에 올인해 버텼다면 500은 거뜬히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엔비디아 가격이 1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봐 더 큰 수익을 봤을 수도 있다.
결국 나는 내가 샀던 엔비디아 곱버스의 가격이 첫 진입 대비 30%가 올랐지만, 손해를 봤다. 하하...
나는 이번 투자에 내 돈을 70만 원만 썼지만, 무려 2000만 원의 자산을 굴렸다.
나머지는 대출로 충당했다. 그것도 이자율이 아주 사악한...
여기에 X2배 주식에 들어갔으니 실제로는 4000만 원의 자산을 굴린 효과를 냈다.
단 돈, 70만원으로 말이다...
이 선택은 대 성공이 될 뻔했다.
70만 원이 500만 원이 될 뻔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테슬라라는 잘못된 선택을 하면서 내 자산은 -가 되었고 수십만 원의 손실이 찍히는 것을 보면서 나는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했다.
내가 만약 2000만 원이 내 돈이거나 자산이 1억 정도 있었던 사람이라면 수십 만원의 손실을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나는 채권에 수십만 원 물렸었지만, 저가 매수하면서 아무 감정의 요동이 없었고 지금 수십만 원의 수익 중이다.(월요일에 더 오를 예정)
결국, 나는 이전 대출 받아 엑세스 바이오를 매수했던 시절의 잘못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나에게는 장투가 답이라는 교훈을 다시금 주었다.
엔비디아도 결국은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으니 곱버스가 아닌, 일반 인버스로 쭉 들고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내 매매를 답습하면서 참 많은 생각과 반성을 했다.
이대로 정리하려 했지만, 나는 사람의 심리상 지금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방을 볼 것이라 생각했다.(사실, 이전에도 이렇게 생각해서 베팅한 거다... 경제 흐름 공부는 진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엔비디아 곱버스에 900, 나스닥 곱버스에 1100을 베팅했다.
이거는 딱 한 달 보고 있다.
금리를 내리더라도 계속해서 하방을 보고 있기 때문에 한 달 간 200정도의 수익을 봐서 30만 원 이자 내고 170을 남기길 기대하고 있다.
혹시나 내가 안 돌아온다면 나스닥이 다시 크게 상승했다고 생각하시길...
추신) 비트코인도 비슷한 매매로 200정도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이번 하방을 맞추면서 +50만 원의 수익을 봐 쓰라린 마음을 치유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