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오디세이 1

진중권 / 휴머니스트

by 정작가


<미학 오디세이 1>은 1994년 진중권 교수에 의해 발간된 책이다. 당시로서는 미학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시점에서 철학 분야 중 하나인 미학을 대중화시키는 데 널리 공헌한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원시 예술, 고대 예술과 미학, 중세 예술과 미학, 근대 예술과 미학, 아름다움을 각기 가상과 현실, 가상의 탄생, 가상을 넘어, 가상의 부활, 아름다운 가상이란 제목으로 소개하고 있다. 예술 개론서의 성격을 띠고 있는 <미학 오디세이>는 미학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큰 부담 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게 구성되었다. 개론서 성격을 띠고 있는 책이지만 미학 또한 철학의 한 분야인 만큼 사유의 관점에서 접근할 이유는 있을 것이다. 시대별로 예술을 구분해 놓았지만 그런 구분이 확실하다고 할 수는 없다. 예술의 특징이 그런 것처럼 무 자르듯 시대를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저자의 관점에서 시대별로 바라본 예술의 특성에 주목한다면 거시적인 의미에서 예술을 대하는 관점은 명징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에셔와 함께 탐험하는 아름다움의 세계’라는 이 책의 부제는 미학을 소개하는 책답게 저자의 어떤 지향점을 보여준다. 그가 소개한 에셔는 다음과 같다,


네덜란드의 판화가. 수학과 논리학의 난제를 다룬 독특한 작품세계로 유명하다. 그는 교묘한 수학적 계산에 따라 작품 활동을 했는데, 특히 ‘이상한 고리(뫼비우스의 띠)’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였다. 미국의 인지과학자 더글러스 호프스태터는 인간 지성의 한계를 다룬 《괴델, 에셔, 바흐》라는 책에서 에셔의 ‘이상한 고리’,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 바흐의 ‘무한히 상승하는 카논’을 함께 묶어 ‘영원한 황금실’이라 불렀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에셔의 작품들은 책의 중간중간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그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퍼뜨리고 있다. 그런 예술의 낯설게 하기는 책의 전반에 펼쳐져 있는 다양한 삽화와 사진을 통해서도 미학적인 열망을 충족시킨다. 이런 자료의 배치는 저자의 안목을 가늠케 한다.


미학은 철학의 한 갈래이지만 갈수록 미적 감각이 중요시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그 중요성은 날로 커져만 간다. 우선 미학과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분야는 문화계다. 이 책의 저자인 진중권 교수를 비롯하여 시인 김지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세계적인 K-POP 그룹의 대표 격인 방탄소년단을 이끌고 있는 방시혁 프로듀서가 그런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미학에 관심을 가진 독자에게 가볍게 읽을 수 있게 구성되었다는 사실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그런 이유 중 하나로 플라톤과 같은 역사적인 인물을 현재로 소환하여 예술과 관련된 대화를 통해 미적인 가치를 쉽게 설명한 부분은 저자의 기지가 엿보인다고 할 수 있다.


미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읽어보게 될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는 올해로 출간한 지 30년이 된 책이지만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독자들에게 미학적인 영감을 주는 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오래전에 그 가치를 알게 되었지만 정작 읽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요즘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정치평론가로 변신한 저자를 대면하곤 하지만 여전히 그는 미학자로서 그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미학이란 분야는 다소 낯선 분야이긴 하지만 조금씩 그 가치에 주목하고 있던 상황에서 <미학 오디세이 1>는 그 물꼬를 터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측면에서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가 척박한 토양에서 예술적인 접근을 가능케 한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다만 예술의 개론서 성격을 띤 책이기에 개괄적인 흐름에 의존한 측면이 있고, 이는 연대기별로 그 흐름을 명징하게 구분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면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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