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법정 / 이레

by 정작가


법정 스님의 수많은 저작 중에서 오두막 편지를 읽게 된 것은 아주 우연치 않은 기회 때문이다. 며칠 전 나전에서 세일을 하길래 고르던 책중에 별 부담 없이 읽을 책을 보다가 마주치게 된 것이 이 책이다. 그러고 보면 책과의 인연도 무시할 수 없다. 법정 스님은 그동안 아름다운 언어를 통해 많은 중생들을 계도하시고, 홀연히 이승을 떠나셨다. 생전에 추구하시던 가르침대로 <무소유>는 스님의 삶을 대변하는 명저로서 세인들의 가슴에 아직도 남아있다. 이 책 <오두막 편지> 또한 그런 무소유의 삶에 어울리는 저작이다.


<오두막 편지>는 스님이 한적한 산골 오두막에 머물면서 자연과 벗 삼은 일상을 자연의 언어로 풀어낸 그림책과도 같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 두메산골 졸졸 흐르는 시냇가에 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고, 고요 속에서 지저귀는 산새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환청을 경험하기도 한다. 오두막은 스님의 삶을 그대로 대변한다. 거추장스러운 세상의 권세와 명예도 부질없기에 종권 경쟁으로 매스컴에 회자된 일부 스님들의 행동을 질타하기도 하고, 정치권력으로 연일 추태를 보이고 있는 정치가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오두막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그저 스님의 입장에선 중생들의 부질없는 욕망을 향한 아귀다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누구나 다 스님처럼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부질없이 움켜쥐려고 하는 욕망의 타래들을 내려놓는다면 아파트에 살지라도 스님처럼 오두막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삶의 진리를 깨우치는 데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공간이 아니라 마음속에 품고 있는 가치를 통해 순수한 삶의 노정에 접어들 수 있는가이다. <오두막 편지>를 통해 그동안 콘크리트 더미에서 아웅다웅 살았던 삶을 돌아보고, 자연의 숨소리를 들으며 좀 더 순수한 영혼을 향해 나아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