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어떻게 여행을 완성시킬까
여행의 맥락으로서의 사진
왜 사진기가 필요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10년만의 유럽 여행을 계획하던 중, 옛 사진들을 보며 추억에 빠져들 때였다. 예쁜 사진들, 사라진 사진들의 흔적들, 흐릿하지만 순간이 생생하던 사진들. 가장 좋은 것은 당시의 순간이 생생한 사진들이었다. 그렇지만 휴대폰으로 찍어서, 10년전의 휴대폰이 모두 그러했듯, 흐릿한 화소는 마치 나의 추억이 희미해지는 것 같았다.
자주 다닐 수 없는 여행의 순간들이 희미해지지 않았으면 했다. 동시에 그 때의 아름다움, 마음을 최선을 다해 기록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살 수 있는 최선의 카메라를 구매했고, 너무 잘 활용하고 다녀왔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너무 힘들 때, 다시 여행 사진들을 되돌아보며 보정을 하며 내가 감상했던 것들을 다시 떠올리고, 추억을 아름답게 되살리는 일련의 과정은 여행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과정처럼 나에게 느껴졌다. 내가 여행에서 찍으려는 것은, 여행에서의 행복을 다시 되살리는 또 다른 여행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