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가 아닌 안목에 투자하는 고객들을 위한 인테리어 인사이트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잠실을 중심으로 펼쳐진 전경이 공간 한쪽 면을 채우고 있는 통창 너머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첫 미팅 장소는 시그니엘 레지던스 42층, 레지던스 로비 한쪽에 마련되어있는 카페였습니다. 이미 몇몇 입주민들은 가벼운 미팅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곳에서 클라이언트와 첫 상담을 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이미 완성도 높은 마감으로 완성된 주거 공간이었지만, 바꾸고 싶어했습니다. 자신의 취향대로 말이죠.
"특별한 공간에서 지내고 싶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첫 마디였습니다. 그날 이후 3개월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저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간과 그 공간 인테리어가 왜 다른지 명확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공간에 대한 투자 결정 차이
보편적인 아파트 고객들은 "이 정도 예산이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요?" "이 예산으로 충분한가요?"라고 묻습니다. 합리적이고 당연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시그니엘 고객의 질문은 달랐습니다.
"이 공간이 지루하지 않고, 마치 상업공간에 와있는 듯한 분위기를 유지하려면 어떤 디자인이 좋을까요?"
그는 인테리어를 단순한 소비가 아닌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생각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실제로 디자인 하는 과정에서 마감재를 논의할 때, 저는 세 가지 옵션을 제시했습니다. 인테리어 마감재가 그렇듯 각 옵션별로 가격 차이는 많이 났습니다. 클라이언트는 가져간 샘플을 만지작거리며 또 물었습니다. "작은 샘플로는 제가 와닿지 않는데, 어떤 자재가 제가 원하는 공간 분위기에 적합한가요?"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가격보다도 원하는 분위기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마감재였다. 하지만 그런 결정들은 단순한 과시와 사치가 아니라, 결정 하나하나에 진중했고 신중했습니다. 저는 그 관점을 존중했습니다.
진행 과정에 대한 이해도와 조율
클라이언트와의 두번째 세번째 미팅을 거듭할 수록 인테리어 과정 하나하나에서 살아있는 대화가 오갔습니다. 공정별 소요 시간, 자재 발주 리드타임, 해외 수입품 제품들의 경우 절차나 기간 그리고 설치문제, 생길 수 있는 시공 리스크까지 모든 과정을 세세하게 나눴습니다.
"제가 요즘 해외 출장이 잦습니다. 중요한 결정 시점을 미리 알고 싶습니다."이런 말들은 확실히 일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이 일에 있어서 자신의 의사결정도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요청사항이었습니다. 대부분은 "대충 언제쯤 끝나요?"라고 묻습니다.
그는 인테리어를 수동적으로 '맡기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대상으로 인식했습니다. 즉, 자신도 이 일에 깊게 동참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덕분에 예상치 못한 지연 없이 일정을 준수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물에 대한 확실한 기준
작업을 하면서 일에 확실히 집중해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클라이언트의 기준이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클라이언트의 기준이 명확할 수록 디자인 과정에서 시간 낭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에 범위를 확실히 좁혀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만들어진 뒤에 확인하고, "다시 해주세요."를 듣는 것 만큼 낭비적인 상황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소리도 자주 들었습니다. "제가 매일 보게 될 공간입니다. 타협은 나중에 후회로 남을 것 같습니다." 예산의 고저를 떠나 이런 점은 항상 추천하고 싶습니다. 주거 공간은 상업 공간과 달라서 한번 결정하면 사는 동안엔 늘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선택과 결정을 잘해야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완벽함은 선택이 아니라 기준이었습니다. 대부분은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요?"라고 타협점을 찾지만, 클라이언트는 자신만의 기준을 절대 낮추지 않았습니다.
그런 절대적인 기준이 우리들을 자극했습니다. 우리도 덩달아 더 높은 기준을 세웠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맞춤에 대한 니즈
클라이언트 별실 설계 미팅은 기본 2시간 이상이 걸렸습니다.
방하나 그 정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일반적인 방이 아니라 일본 호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고급 다다미룸 같은 느낌을 원했기 때문이고, 좀 더 각별히 신경쓰는 것 같았습니다. 클라이언트는 그 방에서 어떤 행위들을 할 것인지, 어떤 가구와 어떤 소품들을 가져다 놓을 것인지 이미 구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에르메스 박스는 높이가 12cm입니다. 선반 간격을 13cm로 맞춰주세요. 빈 공간이 최소화되어야 합니다." 이런 정류의 요구사항들이 많았습니다. 기성 시스템 가구로는 불가능한 요구였습니다. 저희는 가구 제작사와 협업해 맞춤 제작했습니다. 대부분은 "드레스룸 잘 부탁드려요"로 끝날 일이었지만, 클라이언트의 별실은 단순한 작은방이 아니라 그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갤러리였습니다. 비용은 기성품의 4배가 들었지만, 그가 원한 것은 자신만의 공간이었습니다. 맞춤화(Customization)는 사치가 아니라 자기 이해의 결과입니다. 클라이언트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시간과 자본을 투자했습니다.
인테리어 시공의 까다로운 환경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시공 환경은 일반 아파트와 차원이 다릅니다.
엘리베이터 사용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인테리어 자재들을 옮길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한대 밖에 없어서 층수가 높은 관계로 한번 엘리베이터를 놓치면 다음 이용까지 시간 간격이 너무 길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면 소음 민원 때문에 소음 공사는 적어도 낮 12시부터 시작해야 했고, 또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했습니다. 주말은 불가능했구요. 시공팀 작업 환경도 결코 좋은 게 아니었습니다. 식사시간이라던지, 화장실 이용에 있어서 제약되는 조건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 곳에는 대부분 유명인들이 거주하기 때문에 불편을 어떻게든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방음부터 공사 냄새, 진동 등을 사전에 양해도 구해야 하지만 시공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써야 했습니다. 일반적인 현장이라면 1-2개월이면 마무리 되는데, 이 곳은 2-3개월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젝트가 완료된 날, 클라이언트는 완공된 거실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공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시그니엘 고객들의 인테리어가 다른 이유는 예산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공간을 대하는 철학, 과정에 대한 존중, 결과물에 대한 기준, 맞춤에 대한 이해, 그리고 환경을 고려하는 성숙함과 노련함이 달랐습니다.
그들과의 작업은 저에게도 배움이었습니다. 진정한 럭셔리는 비싼 자재가 아니라 타협하지 않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프리미엄 주거 공간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 마감재 선택의 모든 것을 다루겠습니다. 대리석부터 원목, 금속, 패브릭까지, 각 소재의 특성과 선택 기준을 구체적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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