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공간은 인테리어가 아니라 메뉴의 배경이다

드림 스페이스 : 공간으로 사업을 설계하다.

by WorthWorks LEE

레스토랑 공간은 한 끼가 아니라, 한 장면을 파는 일이다.

레스토랑은 한 끼를 파는 사업이 아니다.

한 장면을 파는 사업이다.

그래서 레스토랑 공간은 인테리어로만 접근하기보다

메뉴의 확장으로 바라보는 것이 맞다.

음식이 놓이는 테이블, 그 테이블을 감싸는 공기,

식사가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음악과 함께 흐르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고객의 식사 경험은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된다.

bccc02a8-30ff-424f-b500-40adf7af764c.png

문제는, 이 장면까지 설계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현실에서는 이 장면까지 고민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많은 창업가들이 메뉴는 직접 고민하고,

공간은 디자이너를 통해 별도로 접근한다.

물론 설비나 기능적인 정보를 위해 대략 어느 정도 메뉴의 방향성을 공유하기는 하지만,

구체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그 과정에서 메뉴와 공간은 같은 레스토랑 안에 있지만

서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완성되는 경우가 많다.

음식은 분명한데, 공간은 그 음식을 설명하지 못하고

공간은 나쁘지 않은데, 메뉴와의 관계는 느껴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분명 존재한다.)

이건 누군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레스토랑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이렇게 분리되어 진행되기 쉬운 구조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5342fd8-d564-46f9-b663-a5515b2c2204.png

레스토랑 공간을 만들기 전에, 먼저 정리되어야 할 것.

그래서 레스토랑 공간을 고민하기 전,

반드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이 사업은 왜 시작되는가.

이 레스토랑은 왜 고객에게 필요한가.

그리고 그 생각이 메뉴에 어떻게 담겨 있는가.

이 질문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간을 먼저 고민하는 것은

장면 없이 배경부터 만드는 일에 가깝다.

레스토랑 공간은

사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메뉴 기획이 먼저 잡혀 있을 때에만

비로소 ‘메뉴의 배경’으로 기능할 수 있다.

'굳이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셰프의 유명세, A급 입지의 장점, 공간 보단 맛, 인스타 맛집 등.

저렇게까지 고민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매출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짧은 재주로 사업이 롱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30bf0b2c-6397-411c-823d-6a12c618853e.png

그래서 레스토랑 공간은 이렇게 고민해보는 게 좋다.

레스토랑 공간을 장면으로 만들기 위해 거창한 기획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메뉴와 공간을 따로 생각하지 않기 위해

최소한 아래 정도의 질문은 함께 놓고 봐야 한다.

1. 이 메뉴는 어떤 상황에서 제일 맛있는가

빠르게 먹는 음식인지,

천천히 대화하며 먹는 음식인지,

특별한 날을 전제로 한 음식인지.

메뉴가 가진 속도는

공간의 리듬을 결정한다.

테이블 간 거리, 조명, 좌석 구성은 이 질문에서부터 갈린다.

2. 이 음식은 어떤 배경을 필요로 하는가

이 메뉴가 너무 가벼운 공간에 놓이면 가치가 축소되지 않는지,

반대로 너무 무거운 공간에서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는 않는지.

레스토랑 공간은 주인공이 아니라 메뉴와 그 메뉴를 즐기는 고객을 잘 보이게 만드는 배경이어야 한다.

3. 고객은 이 식사를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는가

음식의 이름으로 기억되길 원하는지,

분위기로 기억되길 원하는지,

누군가와의 대화 장면으로 남기고 싶은지.

이 질문은 공간의 디테일을 어디까지 가져갈지에 대한

기준이 된다.

4. 이 생각을 디자이너와 얼마나 공유했는가

많은 경우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말로

모든 고민이 생략된다.

하지만 레스토랑 공간은 메뉴를 만들 때의 사고 과정이 전달되지 않으면

절반만 완성된다.

왜 이 메뉴를 만들었는지,

어떤 손님을 떠올렸는지,

어떤 분위기는 피하고 싶은지.

이 정도만 공유돼도 공간은 훨씬 정확한 방향을 잡기 시작한다.

메뉴에 대한 레스토랑의 태도를 공유하면 좋다.

dc56c977-824b-4fdd-b1a8-c0d969b11efc.png

그래서 레스토랑 공간은 더 어렵고, 더 중요하다.

레스토랑 공간은

디자이너에게 맡긴다고 해결되는 영역이 아니다.

그렇다고 창업가 혼자 끌어안고 갈 수도 없다.

메뉴, 사업 기획, 공간 표현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 때만

레스토랑은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파인다이닝으로 갈수록 이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메뉴 단가가 높아질수록 공간은 단순히 예쁜 배경이 아니라

가격을 납득시키는 장면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af27f704-f2a0-44d5-9f4b-49f3ea2e22ac.png

마지막으로

레스토랑 공간을 고민하다 보면 어디까지가 메뉴의 문제이고,

어디부터가 공간의 문제인지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는 설계를 서두르기보다,

지금 이 레스토랑이 어떤 장면을 팔고 싶은지부터

차분히 다시 이야기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메뉴와 공간, 그리고 사업의 방향을 함께 놓고 정리해보고 싶다면

가볍게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정답을 정해두기보다는, 지금 고민하고 있는 생각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방향은 훨씬 선명해진다.


레스토랑 공간과 사업 기획에 대한 고민은 단순한 인테리어 문제가 아니라,

사업 전체를 다시 바라보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 책 홍보 아닌 홍보, 책에 못담은 내용들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6879987

* 사치보단 안목에 투자하는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상담채널

https://open.kakao.com/o/su8bO08h


매거진의 이전글[브랜드 창업] 이제 카페는 아이템으로 구분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