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을 어떻게 끼고 있나요

이어폰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속마음을 보여준다.

​

이어폰?

이어폰으로 어떻게 속마음을 보여준다는 거야?

​

어떻게 이어폰을 끼고 있는지를 보면 된다.

​

이어폰은 나의 4가지 모습을 만든다.

1. 안 끼고 있는 나

2. 한쪽 귀에만 이어폰이 꼽혀있는 나

3. 양쪽 다 끼고 있는 나

4. 소리가 안 나오는 이어폰을 양쪽 다 끼고 있는 나

​

이어폰 안 끼고 있는 나

이어폰을 안 낀다면, 영감을 받고 싶다거나 끼지 않아도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만큼 행복한 날이다.

​

이런 날이 많아지길 바라지만 간절하진 않다.

힘들고 지칠 때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어폰을 안 끼면 되잖아(역발상)

​

한쪽 귀에만 이어폰이 꼽혀있는 나

출근길에 아무도 없을 때,

퇴근길에 아무도 없을 때

​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내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알아보고 싶을 때 살며시 양쪽 이어폰 중 하나를 뺀다.

(보통 오른쪽 이어폰을 뺀다)

​

아니면 살짝 센치(?)해 보이고 싶거나(농담)

꼬인 줄을 풀기 귀찮거나

​

이어폰을 양쪽 다 끼고 있는 나

이어폰을 양쪽 다 낀다는 건 일상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다, 듣고 싶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에 큰 관심을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

이동하는 시간에 집중하고 싶다면 양쪽 다 이어폰을 끼고 소리를 키운다. 요즘은 속에 있는 솔직한 생각에 집중하고 있다. 그때마다 주머니에 꼬여있는 이어폰을 풀고 있는 나를 마주치게 된다.

​

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어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어폰을 끼고 있다면,

신체적으로 많이 지친 거다.

​

.

.

​

열혀분은 이어폰을 어떻게 끼고 있나요?

​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을 쓰고 난 후에 걱정이 생겼다. 다른 사람이 내가 이어폰을 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 쟤 저런 상태구나’라고 짐작해버리면 어떡하지?

​

ps. 뭘 어떡해 인마 그냥 그런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