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운동화

발자국이 남긴 지도

by 서령

신발장 한쪽에 오래된 운동화가 있다.

밑창은 닳았고, 발목 부분은 해졌지만

신기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다.

그 운동화는 나와 함께

낯선 골목을 걷고,

비 오는 날 흙탕물도 밟으며

수많은 길을 지나왔다.

새 신발은 깨끗하지만

아직 나와의 이야기가 없다.

그래서 가끔은 낡은 운동화를 신고 나간다.

발자국이 새겨진 길 위에서

내가 어디를 다녀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천천히 다시 떠올려 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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