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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사장 Oct 08. 2023

도대체 다큐는
무엇이 될 것인가?

Big Blur시대 다큐의 운명

1956년 영화 속 플롤로 부주


이것이 저것을 죽이리라

책이 건물을 죽이리라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프롤로 부주교가

노트르담 대성당과

인쇄된 책을 번갈아 보며 말합니다.

This will kill that.


라틴어 필사로 한 땀 한 땀 

수사에 의해 손으로 직접 쓰여

그들만의 리그에 전해지던 성서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로 인해

모두의 공유가 되었습니다.


성직자만의 설교로 설명되던

'믿음'과 '신앙'은

무한히 인쇄된 책에 의해

읽고 생각하는 이성에 의해

위기를 맞았습니다.


인쇄된 책을 읽고

각성된 여론의 힘은

결국 로마교황의 독점적 지위를

흔들어버렸습니다.


1956년 영화 노틀담의 곱추에 등장하는 성당의 모습


이것이 저것을 죽이리라

유튜브가 지상파를 죽이리라


신문은 사실상 소멸되었고

지상파 방송국도 그 위세를 잃었습니다.


'MBC수익 뛰어넘는 6살 유튜버'

보람튜브에 대한 뉴스는 

과장된 가짜뉴스지만

지상파가 처한 위기는

모두가 인식하고 있습니다.


시사유튜버들이 장차관후보가 되고

코믹마트 등 스케치코미디는

개그콘서트를 역사의 유물로 만들었습니다.

방송인들이 자기 채널을 가지고

유튜브 예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유튜브 등은

이미 많은 것들에게

사망선고를 내린 것 같습니다.

They killed them already!



누구나 감독인 시대!

다큐작가인 나는 

어디로 갈까요?


태블릿으로 콘티를 그리고

아이폰으로 영화를 찍고

스마트폰으로 편집을 하고

노트북으로 스트리밍 하는 시대


기획, 촬영, 편집을 하면

프로그램 한 꼭지를 만들던

비디오쟈키가 잠시 등장하더니

누구나 1인 방송국이 가능한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아이폰 13으로 촬영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일장춘몽>


모든 것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Big Blur의 시대


예능 같은 다큐가 등장하고

내레이션이 중심인 

꼬리에 꼬리는 무는 그날 이야기

같은 형식파괴적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어떤 새로운 시도도

전혀 낯설지 않은 급진적 전환시대


이곳에 기록을 시작합니다.

무엇을 만들지 

어떻게 만들지

명확하지 않은 지금부터

기록을 시작합니다.

다큐는 원래 문서(Document)잖아요?

새 다큐를 새 문서에서 시작해 봅니다.


가장 현명한 다큐의 한 형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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