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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캠퍼스씨네이십일 Oct 13. 2016

빵 굽는 남자

<브레드 앤드 버터>


지음 아시하라 히나코
펴냄 미우(대원씨아이)

초등학교 교사인 유즈키는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고, 맞선을 보러 다닌다. 여느 때처럼 맞선에 실패한 후 유
즈키는 우연히 동네 문방구에서 맛있는 빵을 먹고 위로를 받는다. 문방구에서 빵을 만들어 파는 문방구 주
인 요이치에게 청혼하는 유즈키. 거기에 요이치도 ‘그럽시다’라고 응답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게 뭔 내용
인가 싶다. 일을 그만뒀다고 왜 맞선을 보러 다니며, 왜 문방구에서 빵을 만들어 팔고, 두번 만난 문방구 주인
에게 왜 청혼을 한다는 말인가. <브레드 앤드 버터>의 이야기는 첫회에 갑자기 확 펼쳐지고, 조금씩 그 뒤의
비밀들을 들춰나간다. 유즈키가 학교를 그만둔 이유, 유명 작가였던 요이치가 문방구를 떠맡고 빵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 그리고 문방구 주변 사람들의 비밀. <모래시계>의 아시하라 히나코의 신작이다. 아시하라 히
나코는 상처받은 사람들이 우정을 가장한 사랑으로 서로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려온 작가다. 그림체는 사
랑스럽지만 내용만큼은 어둡고 현실적이었다. <브레드 앤드 버터>는 전작들에 비해 훨씬 낙관적인 세계를
그린다. 어른이지만 여전히 관계 맺기에 서툰 두 사람이 빵을 만들며 성장해나간다. 비비 꼬인 사람 마음이
맛있는 빵으로 선뜻 고쳐진다는 게 지나치게 낙관적이지만 “결혼합시다”로 시작해 점차 서로를 알아나가는
로맨스가 매력적이다. 음식 치유 만화계의 선배 <어제 뭐 먹었어?>가 레서피에 성실하다면, <브레드 앤드 버
터>는 빵 만드는 과정보다는 먹고 사랑에 빠지는 모습에 집중한다. 글 김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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