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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캠퍼스씨네이십일 Nov 24. 2016

 <박하사탕>의 오래된 철길

“나 다시 돌아갈래.”
영호(설경구)의 절규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는 기차의 경적. 영화 <박하사탕>은 그 자리에 멈춘 듯 유유히 시작된다.
강물 위로 뻗은 다리는 조금 더 녹슬어 바랬을 뿐, 16년 전 영화 그대로이다. 하지만 영화 속 잔잔했던 물결은 꽤나 세차게 흘러가고 있다. 샌드페블스의 노래 <나 어떡해> 대신 바위를 때리는 물소리가 그곳을 가득 메운다. 눈길을 돌리니 영호가 순임(문소리)에게 전해준 개망초가 한 자락 피어 있다. 그리고 다리 사이로 하늘이 비치는 그의 모래밭 자리도 혼자서 잘 있다. 듬성듬성 남은 그의 흔적이, 여전히 그를 떠올리게 한다.
영호는 인생에서 허우적거리다 하나를 건져낸다. ‘떨렸던 소중함이 인생의 끝자락에서야 다시 찾아온다는 걸.’ 박하사탕처럼 첫맛은 달콤, 뒷맛은 쌉싸름하다.



그곳으로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감곡IC에서 내려 38번 국도 제천 방향으로 38km(약 30분) 이동 후, 백운면에서 애련리 표지판을 따라 10km(약 20분) 다시 이동. 촬영지 들어가는 길목에 서 있는 빨간 팻말을 따라서 가자.


글·사진 김훈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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