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도, 다정한 어른이 되고 싶어
선생님 전 어떤 성격이에요?
"찬이는 다정하지. 늘 점심을 다 먹고 선생님을 기다렸다가 선생님 손을 꼭 잡고 같이 올라가 주잖아." 얼른 올라가 점심시간에 친구들이랑 놀고 싶을 텐데 찬이는 우리 반에서 가장 늦게 먹는 나를 놓고 가는 법이 없다. "찬아, 선생님을 꼭 기다리지 않아도 돼. 선생님은 괜찮으니 먼저 올라가고 싶은 날에는 올라가렴." "네 선생님. 그럴게요. 그런데 그런 일은 아마 없을걸요? 선생님이랑 같이 올라가는 게 더 좋거든요." 찬이의 다정한 말에 "찬이 엄마는 참 좋겠다. 찬이가 이렇게 다정해서-"라고 이야기하던 내가 떠올랐다.
나를 볼 때면 배시시 웃어주는 찬이의 미소가, 하굣길에 선생님이랑 더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해주는 그 애의 예쁜 투정이 아직도 선생님은 할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교실 한쪽에 홀로 앉아있는 아이에게 조용히 다가가 웃는 얼굴로 말을 걸고 귀를 기울여주는 너를, 누가 미워할 수 있을까?
나도 너에게, 나에게, 그리고 세상에게-
너처럼 다정한 사람이고 싶다.
* 아이 이름은 가명을 사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