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렌트와 리스 중에 뭐가 좋을까
취득세·자동차세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장기렌트와 리스의 차이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하·허·호’ 번호판으로 대표되는 장기렌트 차량은 영업용으로 분류되어 세제 혜택이 크다고 알려지며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차종과 운전자의 상황에 따라 실질적인 혜택은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한 비교가 필요하다.
장기렌트는 차량 소유권이 렌터카 회사에 있고, 차량이 ‘영업용’으로 등록된다. 이 때문에 취득세는 일반 승용차의 7%보다 낮은 4%만 적용된다. 또한 자동차세 역시 cc당 월 과세 기준이 낮아, 연간 납부 세액이 매우 저렴하다. 예를 들어 2,000cc 차량 기준 연간 자동차세는 약 3.8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리스 차량은 번호판은 일반 승용 번호판을 달지만 명의는 리스사 소유다. 이 경우 취득세는 7%가 적용되고 자동차세 역시 일반 차량과 동일하다. 게다가 리스는 금융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신용등급과 건강보험료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든 차량에서 장기렌트가 경제적인 것은 아니다. 실제 견적을 보면 경차나 소형 세단은 리스가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기아 모닝의 경우 렌트 월 납입금이 28만 원대인 반면, 리스는 24만 원대로 약 3만 원 차이를 보인다. 3년간 누적 비용 차이는 100만 원 이상 벌어질 수 있다.
반대로 그랜저, K8, GV80 같은 대형 세단과 SUV는 장기렌트가 오히려 더 저렴한 구간에 속한다. 특히 GV80은 렌트와 리스의 월 납입금 차이가 4만 원 가까이 나며, 36개월 계약 기준 총 150만 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 즉, 차급과 사용 목적에 따라 어떤 상품이 더 유리한지 달라지는 셈이다.
일부 렌트사들은 사고 발생 시 “정액 면책금만 부담하면 된다”는 문구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주의가 필요하다. 렌트카 보험은 일반적인 개인보험이 아닌 단체보험이며, 사고 규모와 무관하게 일정 금액의 면책금이 부과된다. 통상 면책금은 30만~50만 원이지만, 일부 업체는 100만 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2024년 법원은 사고 경중과 관계없는 일괄 면책금 청구 관행은 무효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사고 유형별로 차등 면책금을 적용하라는 권고를 내렸지만, 업계 전반에 일관된 기준이 정착되진 않았다. 반면 리스 차량은 개인 보험을 활용해야 하므로 무사고 경력이 좋은 운전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
세금 혜택이 중요한 자영업자나 건강보험료에 민감한 지역가입자라면 장기렌트가 적합하다. 특히 주행거리가 많거나 사고 걱정이 큰 운전자는 렌트를 통해 정액 면책금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반면 무사고 경력이 긴 전문직, 차량 인수를 고려하는 사용자, 또는 번호판이 노출되는 것이 꺼려지는 직업군이라면 리스를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리스는 계약 종료 시점에서 차량을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이 있고, 차량 관리에 있어 더 많은 자율권을 제공한다.
‘하·허·호 번호판이면 무조건 세금이 줄어든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장기렌트는 확실히 취득세와 자동차세에서 이점을 가지지만, 모든 차종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진 않다. 특히 소형차나 경차는 리스보다 월 납입금이 오히려 비쌀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본인의 차급, 운전 습관, 신용 상태, 세금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견적을 비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단순히 번호판에 따라 렌트가 유리하다고 단정 짓기보다, 실제 납입금과 혜택의 총합을 따져야 손해 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