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혜택이 시각적 부담감을 넘어서며 고가 수입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였다
국내 도로에서 연두색 번호판을 단 수입 슈퍼카를 다시 마주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2024년 1월, 정부가 억대 법인 차량에 세제 혜택을 제한하기 위해 도입한 ‘연두색 번호판’ 제도는 초기 도입 당시 법인 등록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특히 고급 수입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법인 구매가 급감하며 시장 전체가 위축됐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지금, 구매 심리가 서서히 회복되며 고가 법인차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도 도입 직후인 2024년, 1억 원 이상 고가 수입차의 법인 등록 대수는 약 3만 5천 대로 급감하며 전년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2023년 5만 대 이상이 판매되던 흐름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였다. 특히 페라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등 럭셔리 브랜드의 법인 수요가 뚜렷하게 위축됐다.
그러나 2025년 들어 법인 등록 대수는 4만 1천 대 수준으로 다시 증가하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구매자들이 제도에 적응하면서 실질적인 혜택과 필요성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고가 차량의 법인 구매가 다시 늘어나는 근본적 이유는 시각적 노출보다 절세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법인 명의로 차량을 등록하면 감가상각비, 유류비, 정비비용 등을 손금 처리할 수 있어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특히 8천만 원 이상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 부착이 의무이며, 이를 위반할 경우 비용 처리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초기에는 낯선 색상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실익을 따지는 소비자들은 다시 법인 명의 등록을 선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흥미로운 변화는 사회적 인식의 흐름이다. 제도 초창기엔 연두색 번호판이 ‘사적 유용’이나 ‘호화 소비’로 비춰지며 부정적으로 인식됐지만, 시간이 흐르며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오히려 부의 상징으로 해석하고 있다.
억대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고 당당하게 운행하는 모습이 ‘사업 성공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제도가 단기적 규제로 작용했다가, 점차 시장에 녹아들며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준다.
고가 수입차 시장은 연두색 번호판 제도에 어느 정도 적응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제도 시행 전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향후 경기 흐름, 세제 정책, 수입차 브랜드의 대응 전략 등이 이 시장의 회복 속도를 결정할 것이다.
억대 법인차 구매를 고려하는 사업자라면, 번호판 색상보다는 세금 절감 효과와 운용 실익을 중심으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제도의 본질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