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가 쓰는 카드 8
톰 포드를 입고 애스턴 마틴을 몰아 고급지게 악당을 추격하는 제임스 본드. 임무를 마친 그가 칵테일 바에 들어선다. 마티니 한 잔 얼큰하게 들이켠 후 검정 수트 안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든다. “일시불이요.”
“헙” 외마디 탄성을 지르며 종업원이 놀란 이유는 하나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제임스 본드임을 알아채서? 아니다. 제임스 본드가 건넨 신용카드 때문이다. 한 평생 목격하기 힘들다는 VVVIP를 위한 신용카드. 그렇다. 제임스 본드가 쓰는 카드는 ‘블랙 카드’다. 현대카드 블랙 아니다.
제임스 본드가 공과금 할인 카드 같은 걸 쓸 리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반인은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신용카드라니. 전월 실적이 100만 원쯤 되나보지?
오늘은 셀럽, 백만장자 그들이 사는 세상에만 있는 그들이 쓰는 신용카드를 알아본다. 먼저 제임스 본드의 신용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츄리온 카드다.
이름을 잘못 쓴 거 아니냐고? 블랙 카드라고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프리미엄 카드의 대명사격인 이 카드는 정식 명칭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츄리온 카드’다.
할리우드 영화 등 미디어에 이따금 등장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이 카드를 쓰는 사람을 만나는 건 행운’이라고 할 정도로 소수에게만 발급한다.
연간 25만 달러 이상 쓴 기존 회원이 우선 발급 대상이 되고, 그 중에서도 자산/직업/거주지/학력 등 다양한 요소에서 오점이 없어야 한다. 무조건 카드를 많이 쓴다고 해서 발급받는 게 아니라는 뜻. 특히 평판을 중요시해서 할리우드 스타의 경우 불미스러운 추문 없이 대중 인기를 유지해야 발급 권유를 받는다.
가입 시에 연회비 2500달러, 가입비 7500달러 등 최소 1만 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이용 한도는 없다. 티타늄으로 만들어 플라스틱 카드보다 3배 더 무겁다. 혜택에는 항공편 일등석 승급, 호텔 무료 예약, 여행 및 패션 컨설턴트 제공 등이 있다.
금융기업 JP 모건 체이스에서 발급하는 신용카드다. JP 모건 체이스와 금융 관계를 맺은 초고액 자산가만이 쓸 수 있다. 최소 1000만 달러 투자 내역이 있어야 하는 등 가입 조건이 까다롭다. 가장 유명한 고객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까다로운 가입 조건에 비해 연회비는 595달러로 저렴한 편.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라 최고위급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차원으로 내놓은 상품이다. 팔라듐 재질에 23캐럿 백금으로 뒤덮어 제작 비용만 1000달러 정도 든다고. 로고와 고객 이름을 레이저로 새긴다.
이용 한도가 없고 24시간 컨시어지, 항공편 일등석 승급,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 프리미엄 카드라면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혜택에 더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명품 구매, 여행 계획 시 담당자가 상품 및 기획을 제안한다. 원한다면 개인 제트기로 여행할 수 있다.
씨티 그룹 자산관리 서비스 평생 회원이면 쓸 수 있는 카드다. 전세계 5% 이내 부자만이 발급 받는다. 연회비 500달러는 프리미엄 카드 중엔 저렴한 수준이지만 혜택은 부족하지 않다.
365일 컨시어지 서비스, 항공 좌석 업그레이드, 카드 고객만을 위한 개인 공항 라운지 등을 제공한다. 또한 리츠 칼튼, 만다린 오리엔탈, 페어 몬트 호텔 업그레이드 및 무료 아침 식사도 혜택에 포함된다. 단, 30만 달러의 이용 한도가 있다.
9자리 숫자 이상 자산을 가진 두바이 최고 부호를 겨냥해 좌상단을 금으로 마감하고 중심부에 0.235캐럿 다이아몬드를 박아 놓은 프리미엄 카드다. 두바이 퍼스트 사와 마스터 카드가 협업해 발급한다. 자산 규모와 별개로 두바이에서도 특별한 계층인 왕족이나 귀족을 주요 발급 대상으로 여긴다.
무제한 이용 한도, 라이프 스타일 어시스턴트, 모든 구매 건에 4 % 현금 환급 및 보너스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1백만 달러를 지불하면 보너스 포인트만으로 새 차를 구입할 수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와 상반되는 ‘화이트 카드’다. 전세계 1%만이 발급 받는다. 주로 유럽 각국 왕족이나 귀족이 여러 심사를 거친 후 사용한다.
연회비는 1500달러. 연간 최소 10만 달러 이상 쓸 거라는 약속을 해야만 발급할 수 있다. 카드 혜택으로 개인 전용기와 요트를 제공한다. 다른 고객 없이 한적하게 명품 매장 전세 쇼핑도 가능하다.
남미에 있는 VIP를 위한 카드다. 산탄데르 금융 그룹 회원에게 발급 초대하는 방식이고, 3000장 정도가 발급되어 사용 중이다.
은행 계좌에 얼마를 보유해야 초대장이 날아오는지 정확한 액수는 알기 어렵지만, 카드 사용자 가운데 가장 자산이 적은 사람이 1000억 원대 부호라고 한다.
연회비가 349달러이며 24시간 연중 무휴로 운영하는 컨시어지 서비스, 전용기 및 요트 대여 할인, 전 세계 공항 VIP 라운지 이용 혜택 등을 준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가 사용하는 카드로 알려졌다. 코우츠 은행 자체가 굉장히 배타적이라서 카드 역시 매우 소수에게만 까다롭게 발급한다. 은행 계좌에 최소 백만 달러가 들어 있어야 한다. 영국 왕실 및 로열 패밀리가 주요 고객.
연 이자율이 49.1%라는 게 특이한 점이다. 어마어마한 수치지만 자산이 수천억 원인 부호들에게는 그리 신경 쓸 만한 숫자가 되지 못하는 듯. 혜택에는 컨시어지 서비스, 광범위한 전세계 여행 보험, 공항 라운지 등이 있다.
비자 브랜드 카드 중 가장 높은 등급인 신용카드다. 요르단, 러시아, 이집트, 남아프리카 공화국, 나이지리아, 캐나다, 프랑스 등 미국 이외 나라에 사는 부호에게 인기가 많다. 나라마다 상세한 발급 요건이 다르지만, 10억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공통 사항이 있다.
풀 패키지 여행 보험,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위급 시 언제든 호출하는 전문의와 변호사가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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