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며 현실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난 어느 면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언뜻 보기에 가까이서 보면 우리의 인생은 비극처럼 보이기도 한다. 온갖 상처와 흠집과 결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들여다봐도 그렇고 타인을 들여다봐도 그렇다. 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볼수록 그 속에 숨겨진 남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때로 작은 흠결조차 강박적으로 못 참기 때문에 흠결에 가려져 참된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나 싶다.
요즘은 매일같이 정원에서 자라는 꽃과 풀과 나무들을 바라본다. 봄의 특권이랄까. 겨우내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잡초조차 가까이서 바라보면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름없는 잡초에게서조차 어린왕자가 있었다는 B612호 소행성의 장미 같이 뽐내는 자부심이 느껴질 정도라 차마 건드릴 수가 없어 가만히 들여다보곤 한다.
예쁜 꽃이 피어나거나 눈부시게 달라진 모습이 있으면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까이 들여다 민다. 그러면 비온뒤 자라난 새싹에 맺힌 물방울조차 아름답게 보인다. 지나가던 길에서 마주친 아스팔트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잡초에게서도 그런 감정이 들었다. 꽃들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못견딜 정도로 아름답다. 어떻게 이 연약한 생명체들이 이 혹독한 겨울추위를 다 견디고 이렇게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낼 수 있는지 실로 경외심이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3년간 이어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알았다고 말 하곤 한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어리석은 내가 볼 때는 제대로 깨달았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코로나가 끝나야지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면 어려운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참된 기쁨과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빅터 프랭클 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역경의 현실을 그렇게 기꺼이 받아들이며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려운 지금 상황에서라도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 그 자체를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는 여행을 할 때도 집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가려고 한다. 여행 중에도 가만히 낯선 환경을 들여다보기보다는 잠시 멈췄다가 급속도로 이동하며 바쁘게 다니기에 여념이 없다. 몇 개국 몇 개 도시를 다녀왔노라며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여행을 못가는 지금 같은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여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동네와 조금만 떨어진 곳이라도 찬찬히 걸어 다니면서 훑어보면 낯선 아름다움들이 보이기 마련이다. 조금만 더 천천히 가까이서 깊이 들여다보려고만 한다면 더 큰 기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러니 일단 내 가족과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부터 잘 간수해야만 한다. 그래야 따뜻한 배려도 습관이 되지 않겠는가. 일상을 올바르게 살면 세상문이 열릴 때 보다 더 큰 사랑도 나눠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면에서 내 곁에 있는 꽃과 나무와 자연 뿐만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그들의 아픔과 슬픔과 고통에 함께 아파하기도 하고 기쁨에도 함께 축하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아내와 결혼기념일이다. 벌써 22년이 흘렀다.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나처럼 모자라고 흠집 많은 사람과 이어올 수 있었는지 그저 신기할 정도다. 그것은 아주 가까이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려는 아내의 용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오늘도 나는 여전히 모자란 실수를 하며 흠결이 또 하나 아니 몇 개가 생겼지만
이름없는 풀꽃들도 그럴까하고 찬찬히 들여다보며 위로를 얻는다.
그대의 마음 또한 그러하리라 꿈꾸며...
글을 쓰다보니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방향타를 잃고 여기까지 왔다. 그렇게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살아온 잡초 같은 나를 22년이나 가까이서 마음깊이 들여다봐준 아내에게도 내 감사의 마음이 전달되길 소망해보며...
식목일인 오늘 내 마음에 ‘그대를 향한 마음’이라는 나무 한 그루를 심어본다.
-22년 4월 5일 식목일 22번째 결혼기념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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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코치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으며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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