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바하마
‘‘그랜드 바하마’라는 섬은 얼마나 크길래 ‘바하마’라는 나라 이름에 ‘그랜드’를 붙여 섬 이름을 지었을까.’
정반대였다. 그랜드 바하마 섬 이름이 국가명으로 굳어진 것이었다. 원래 이 섬에 살았던 루카얀 (Lucayan) 원주민들이 이 섬을 ‘바하마’라고 불렀고, 이는 ‘큰 위쪽 섬’이라는 뜻이었다 한다. 그런데 어느새 국가 전체를 지칭하는 이름이 되어버린 것.
그런데 실제로 가보니 정작 바하마의 다른 섬들과는 느낌이 다르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그랜드 바하마 공항은 섬 서부 Freeport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수도 Nassau가 인구 25만에 달하기는 하지만, Nassau를 제외하면 Freeport가 인구 5만 명 정도로 가장 큰 도시. Freeport 다음으로 큰 도시/마을부터는 인구 1만 명대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 그랜드 바하마에 내릴 때 첫인상은 아무래도 자연과는 거리가 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지역은 인구만 많은 것이 아니라 바하마의 대표적 산업 중심지이기도 하다. 바하마 최대 항구인 Freeport 및 자유무역지대가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카리브해에서 보기 힘든 공업지대도 일부 형성되어 있다. 거기에 Holmes Rock 앞바다에는 석유가 매장되어 있나 확인하기 위한 시추선까지 있어서 (지금쯤이면 포기하고 떠났을지도 모른다), 카리브해의 통상적인 느낌과는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이 섬도 바하마의 일부이니, 당연히 산업의 흔적 뒤에는 아름다운 자연이 숨쉬고 있을 터. Freeport 지역을 빠져나가면 다시 예의 그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진다. 무작정 달리다 Lucayan 국립공원 표지판이 보여 차를 세웠다. Gold Rock Creek이라니 실개천이라도 흐르나 보다.
그런데 실개천이 어딘가 이상하다. 해변과 평행하게 물이 흘러 습지가 형성되어 있고, 맹그로브 군락이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30초만 걸어 나가면 습지가 모래밭으로 바뀌고 그 바깥에는 다시 파도 치는 바다가 이어진다. 한 눈에 해변과 습지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경험이라니. 자연의 창의력은 봐도봐도 끝이 없다.
천천히 맹그로브 습지를 지나 바닷가로 걸어 나갔다. 광활한 모래 해변과 청록색 바다. 그런데 의외로 파도는 또 쉴 새 없이 치고 있다. 파도조차 거의 없는 청록빛 바다 또는 파도 매서운 남색 바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둘을 섞어 놓은 새로운 바다를 발견하는 순간이다.
허나 그게 무에 중요하겠는가. 사람 하나 없는 광활한 해변에 홀로 서 있는 그 호젓함이 중요하지. 매서워지려 노력해 보지만 얕아서 번번히 실패하고 마는 바다 앞에서 또 한번 멍 때리고 있었다.
꼭 해봐야 할 일: Lucayan National Park 들러 보기, Gold Rock Beach, Xanadu Beach, Lucaya Beach 등 비치 즐기기, Garden of the Groves 산책해 보기.
날씨/방문 최적기: 겨울 기준 매일 15~25도로 선선하며, 여름에는 25~35도로 다소 더움. 6월~10월 우기 및 12~1월 성수기 제외 시, 2~5, 11월이 방문 최적기.
위치: 북대서양 서쪽 루카얀 열도 (Lucayan Archipelago) 에 속하며, 뉴 프로비던스 (New Providence) 섬 북서쪽 약 200km에 위치.
시간대: 미 동부 표준시 (한국보다 14시간 느림). DST (서머타임) 제도 있으며, 통상 3월 초 시작, 11월 초 종료 (’24년에는 3.10 (일)~11.3 (일); DST 기간 중에는 한국보다 13시간 느림).
항공편: Bahamasair (https://www.bahamasair.com) 및 Western Air (https://www.westernairbahamas.com) 이 수도 나소 (NAS) 에서 그랜드 바하마 공항 (FPO) 까지 일 7~8회 직항편 운항 (비행 시간은 약 30분). 나소 (NAS) 까지는 뉴욕, 애틀랜타, 보스턴 등 한국발 주요 행선지에서 직항편 이용 가능 (비행 시간은 미국 내 출발지에 따라 상이하며, 통상 2~3.5시간 선).
입국 요건: 바하마는 대한민국과 사증면제협정 체결국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무비자 입국 가능 (최장 3개월).
화폐 및 여행 경비: 바하마 달러 (BSD) 가 공식 화폐로, 고정 환율제 채택 (1 BSD = 1 USD). 그러나 미 달러도 통용되어 별도 환전은 불필요. 신용카드가 널리 사용되나 택시 등 현금 필요할 수 있으며, Freeport 지역 외에는 ATM이 거의 없으니 충분한 현금 소지 권장.
언어: 영어가 공용어로 영어 의사 소통 문제 없으나, 현지인 간에는 Creole (현지어) 종종 사용.
교통: 섬이 꽤 크기 때문에 (종단 시 110km 이상), 대부분 이동 시 택시나 렌터카 이용 필수. 택시 요금은 공항 기준 Freeport 시내 20~30달러 선, West End 70~80달러 선. 렌터카는 하루 60~80달러 선이며, 좌측 통행 운전에 자신 없는 경우 택시를 추천.
숙박: 대부분 호텔이 Freeport 지역에 위치하며, 일 150~300달러 선으로 가격도 합리적. Freeport 외 지역에도 숙박 시설 일부 존재하나 Freeport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으니 위치 등 확인 후 예약 권장. 빌라 렌트도 가능. 자세한 정보는 바하마 관광청으로 (https://www.bahamas.com/hotels).
식당/바: 숙박 시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식당이 Freeport 지역에 위치하며, 대부분 양식 또는 캐리비안 요리를 제공. Flying Fish Gastrobar (해산물), Agave Lucaya (멕시칸), Banana Bay (캐리비안) 등을 추천. 자세한 정보는 바하마 관광청으로 (https://www.bahamas.com/plan-your-trip/restaurants).
전압/콘센트: 120V/60Hz에 플러그 타입 A/B 사용 (즉, 미국과 동일). 따라서 대부분 한국 전자기기의 경우 여행용 어댑터 필요.
국제전화 국가 번호: +1-242.
주요 연락처: 긴급전화 (경찰/의료 919), 바하마 관광청 (+1-242-302-2000), 주도미니카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 (+1-809-482-6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