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가령을 들고 가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것은 얼마나 무겁고 싱거운 일인가
신의 울림통처럼
다가가면 파르르 떨다 찢어지곤 한다
일부러 상처를 내어
위로의 일가를 일구기도 한다
가령 그의 등에
우연과 기적을 포개어 놓는다면
끝나지 않는 한편이 될 것이다
공연히 비극을 끌어들여
슬쩍 넘어가려는
가령의 핵심은 얼마나 뾰족한가
하루를 찌그러뜨려
삶의 악상을 조절하며
달라붙었다 굴러떨어졌다
자신이라는 중력에 저항하는
가령
없는 무대란 존속할 수 없는 것
가령을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그치지 않는 그는
가령을 내려놓은 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