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부터 웹툰 작가를 준비하고 지원하고 있었고, 작년 4월에는 오리지널 웹툰을 네이버 웹툰 도전만화에 올리기 시작했었다. 컬러 웹툰이 아닌, 스크린톤을 이용한 고전적인 스타일의 SF무협이었으나, 스케치업을 이용한 배경이나 소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제작에 시간이 걸리고 어려움을 겪었었다. 또 도전만화의 특성상 지원자도 많고, 도전만화에서 조회수나 좋아요가 많아야 '베스트도전'으로 승격되어 네이버 웹툰 앱에서 정식으로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전에는 눈에 띄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과연 이걸로 제안에 성공할지 몰라 상황은 점점 오리무중이 되어갔다. 웹툰 작가가 되면 바로 작업에 들어가야 하니, 따로 알바를 구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수중에 돈은 점점 떨어져 갔다.
그러다 작년 8월, 한 대형 웹툰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왔다. 여기는 지금 네이버 웹툰에서도 1,2위를 다투는 거대한 스튜디오의 한 브랜드 팀이었다. 난 네이버 웹툰에도 작가로 따로 지원해 둔 상태였어서 네이버 웹툰을 통해 연락이 온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그냥 도전만화를 보다가 눈에 띄어서 연락했다고 했다. PD는 처음에 가볍게 캐주얼 미팅을 할 테니 부담 갖지 말라고 해서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가서 난 내 오리지널 웹툰인 <혼의검무>의 설정과 캐릭터, 시놉시스와 전체 줄거리를 보여주고 설명하고 내 경력 등을 어필했더니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 그걸로 스튜디오 대표와 이야기해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한 가지 가능성을 또 열어두었다. 혹시 내 오리지널 작품이 아닌, 스튜디오의 오리지널 작품에 작가로도 참여할 수 있겠냐고. 난 무엇보다 성공적인 데뷔 가능성이 중요했기 때문에 OK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튜디오에서 다시 미팅제안이 들어왔다. 이번엔 대표와 같이 미팅하는 거였다. 대표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오리지널 작품이 있는데, 현대 블랙코미디 장르라 내가 잘할 것 같다고 했다. 액션부터 진지한 연출, 코믹까지 다양하게 나와야 하니까. 그래서 스튜디오의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작업하기로 하고, 네이버 웹툰 연재심사를 위해 샘플 제작에 들어갔다.
웹툰 플랫폼에 정식 연재하기 위해서는, 스튜디오에서 제안이 왔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스튜디오에서 하는 테스트를 거쳐야 하고, 그게 원작이 따로 있는 경우 원작가의 컨펌도 거쳐야 한다. 그 후에는 플랫폼의 연재 심사도 거쳐야 한다. 이렇게 여러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한 작품이 연재되기까지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중간에 탈락할 가능성도 많다. 그래서 나도 단순히 '그림작가'를 준비하고 일하는 것만 해도 이렇게 1년 이상 걸릴 거리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당황스러웠다. 내가 실력이 없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즉 스튜디오에서 제안이 들어오고 샘플제작에 들어갔다고 해서, 내가 데뷔를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는 없다. 연재 심사 통과가 중요했다. 그리고 작년 12월 초, 드디어 샘플 제작을 마치고 심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작년 12월 30일 밤, 스튜디오 대표에게 네이버 연재심사가 통과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3개월 동안 준비했던 작품이 통과된 것, 드디어 잔고가 다 떨어져 가는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내 실력이 인정받았다는 것들도 기뻤지만... 무엇보다 기쁜 것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만화가'로 드디어 데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데뷔를 하게 되다니.
비록 내 오리지널 작품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내가 스토리부터 스튜디오와 회의하며 잡아가며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는 작품이다. 내가 혼자 만들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작품이긴 하지만, 그래도 애정을 가지고 만들고 있다. 현재는 5-6월 런칭을 목표로, 세이브 원고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비밀유지 때문에 작품 이름이나 그림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조만간 런칭되고나면 공개할 것이다.
연재가 시작되면 브런칭에 다시 알릴 테니, 잘 부탁드립니다.
* 현재 작업 중인 웹툰을 올릴 수 없으니, 준비할 동안 만들었던 웹툰 포트폴리오들을 대신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