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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닻별 Feb 22. 2022

Ronnefeldt -Huckleberry Friend

거기 당신, 우리 함께 모험할래요? 책상 위 과수원으로.

#Ronnefeldt 의 #HuckleberryFriend

  겨울 녹차로 아주 제격인 상큼한 차이다

  중국 녹차, 블루베리, 레몬그라스, 사과 조각 등이 블렌딩 되어 있다. 옅은 레몬향을 바탕으로 진한 블루베리 향기가 강하게 풍긴다.​

  나는 인공적인 과일향은, 왠지 유년시절 소아과에서 처방해 주던 감기약이 떠올라서 。•́ - •̀。,,,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로네펠트 의 가향차들은 하나같이 자연스러운 향이 나서 참 좋다.







  수색은 연노랑색이다.




  건엽에서는 블루베리향이 아주 강하게 났다. 그러나 막상 차를 우리면 그 강하던 향이 한 모금 마셔봐야 코에서 베리향이 삼삼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주 은은하게 바뀐다

차맛은 구수하고 달콤한데, 끝맛에서는 레몬의 상큼함이 살짝 올라와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허클베리프렌드 는 마크 트웨인의 소설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의 내용을 떠올리게 한다.

​  그러다 소설에 반영된 당시 미국 사회상에 대한 통렬한 풍자에까지 생각이 다다르면, 소설이 출간된 시점으로부터 반세기 후에 개봉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영화 속 “Moon river”의 멜로디를 자연스레 흥얼거리게 된다.

영화 속 오드리 헵번은 파티걸이다. 화려한 장신구에 우아한 드레스를 걸치고 티파니 보석상 앞에서 등장하는 첫 장면은 아이코닉 그 자체.​

  층간소음에 불평하는 아파트 주민에게 미인계를 사용하여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부유한 남자들과 어울려 주는 대신에 그들에게서 물질적 보상을 받는 사람. 재력가와의 결혼을 통해 사회적 신분을 꿈꾸는 몽상가.


​  그런데 그런 홀리가 창틀에 걸터앉아 문 리버를 부를 땐 낯설어진다. 헤어 액세서리도, 귀걸이도, 화장기조차 하나 없는 얼굴로, 수건으로 머리를 질끈 고정하고서는 낭만적이지만 애달픈 멜로디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이다.

  뉴욕 사교계의 파티걸이 아니라 작은 시골 마을에서 상경한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나는 이 장면을 참 좋아한다. (이 세상 그 어느 누가 안 좋아하겠느냐만은!) 이름조차 없이 “Cat”으로 불리던 홀리의 고양이와 홀리가 겹쳐 보이는 순간이기도 하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시간에는, 세간의 소식으로부터 멀어져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체력을 할부로 삼아 웃음을 빚을 내지 않아도, 흥미 없는 주제에 관한 이야깃거리를 무겁게 이고 지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조용히 나를 마주하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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