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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혁 Sep 02. 2017

가상현실 아직 '하드웨어'가 관건

가상현실의 '하드웨어' 변화가 이끌어온 시장 움직임

'가상현실의 스타크래프트, 포켓몬고는 언제쯤?', '역시 관건은 킬러컨텐츠!' 가상 현실 업계에 계신 분이라면 귀따갑게 들었을 현 가상현실(이하 VR) 시장에 대한 저러한 진단은 문제 제기가 필요없을 만큼 맞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 떠들썩했던 2017년 하반기가 된 지금 아직까지 VR의 대중화는 요원한 가운데 이 산업과 기술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 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있을까', '현재 상황에서 해결해야하는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가'에 대해 냉정하게 짚어보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폴라리언트라는 편광을 활용한 3차원 측위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재직중이고 이를 활용한 모바일 VR 기기용 컨트롤러의 포지션 트래킹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아직 가야할 길이 구만리이지만 VR의 하드웨어 트렌드를 몇년간 지속적으로 좇아오고 집중적으로 리서치해온 사람으로 단연코 현 VR의 문제는 '하드웨어'라고 생각한다.


2014년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 사건 이후, 자본이 밀어낸 VR 시장에서 판도를 바꿔놓은 굵직한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모두 '하드웨어'에 있었다. 


VR의 탄생과 ‘멀미’


2014년, 앳된 팔머 럭키(오큘러스 설립자)가 어색해하며 사진을 찍은 오큘러스 DK1을 기억하는가?



고글 형태로 액티브한 컨텐츠를 경험할 수 있었던 UX적 센세이션이 있었지만 무게가 코로 쏠리는 무게중심 불균형, 픽셀이 보이는 아쉬운 해상도, 자이로 센서의 드리프트 에러 누적으로 인한 멀미 현상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더미였다. 그러나 그 자체가 미래였고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엔 충분했다. 그 이후 페이스북의 전폭적 지원과 전설적인 개발자인 오큘러스 CTO John Carmack의 신들린 최적화 등으로 오큘러스 DK2 이후 부터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기 시작했고, 약 1년 전, 일반 소비자향 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꽤나 시간이 필요했고 여전히 비싸고 무거웠다.


‘컨트롤러’ 대전

압도적인 자본, 현대적 VR 시장을 만들어낸 선구자. 화려한 이름에 걸맞게 VR 시장은 오큘러스(a.k.a. 페이스북)이 온전히 가져가는 듯 했으나, 복병이 나타난다.이름하야, HTC와 Valve.


Steam이라는 독점적 지위의 게임 스토어 플랫폼을 지녔으며 LightHouse라는 고성능의 면레이저 스캐닝 방식의 룸스케일 포지셔널 트래킹 솔루션을 발명해낸 Valve가 탄탄한 제조 기반의 회사인 HTC와 손을 잡으면서 Vive라는 엄청난 기기를 내놓게 된다. 당시만 하더라도 오큘러스의 IR 카메라 방식의 측위 방식의 문제점과 더불어 제대로된 컨트롤러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Vive는 거의 완벽한 퍼포먼스의 헤드 트래킹, 컨트롤러 트래킹을 제공하면서 PC 기반 VR 기기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잠식해나가기 시작한다. ‘오큘러스는 망했다’, ‘룸스케일은 바이브’라는 소리가 공연히 커뮤니티에 돌기 까지 했으니 VR 시장 개척 이후 가장 괄목할만한 변화 중 하나였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는 Google의 ‘Tilt Brush’라는 고성능의 Vive 기기와 함께 3차원 공간 그림 그리기 앱은 컨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늦게나마 손가락의 움직임을 반영한다는 장점을 내세운 오큘러스 터치가 출시되면서 PC 기반 VR 기기에서의 불균형은 해소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오큘러스나 바이브 모두 여전히 비싸고 번거로운 기기라는 인식은 벗어나지 못했다.


‘스마트폰 VR’ 기기 빅뱅



PC 기반 VR 기기의 양상을 지켜보던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새로운 움직임에 뒤쳐질 수 없다는 판단에 또다른 하드웨어 변화를 만들어낸다. 


바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VR 기기. 잘 생각해보면 PC 기반 VR 기기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요소 모듈은 모두 스마트폰에 내장되어있다. 머리의 방향을 추적할 수 있는 자이로센서, 고집적도의 디스플레이는 대표적인 공통 요소 모듈이다. 게다가 ‘더이상 스마트폰의 혁신은 없다’라는 인식이 일반 사용자들에게 인식되면서 성능의 고평준화를 이룬 이 시점에 새로운 스마트폰 용처를 발굴한다면 그 자체가 큰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삼성이 오큘러스와 합작하여 스마트폰 VR 기기인 Gear VR을 내놓게 된다. 


익히 알겠지만 Gear VR은 현재 시장에 풀린 VR 기기 중 가장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며 일반 사람들에게 VR 기기의 경험적 인식을 심어주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카드보드라는 골판지 덩어리를그 내놓았던 구글도, 고성능의 스마트폰 기반 VR 기기인 데이드림 뷰를 내놓았고 플랫폼 회사답게 그들만의 앱스토어를 열면서 스마트폰 VR 기기 생태계를 공격적으로 조성해나가고 있다.


그런데, 대중화를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풀지 못한 심각한 문제점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러한 스마트폰 VR 기기는 ‘노잼’이라는 사실이다.


머리의 포지션 트래킹, 컨트롤러의 포지션 트래킹 둘다 되지 않는 스마트폰 VR 기기는 기껏 스키점프, 360 비디오 정도의 컨텐츠가 전부였기에 사람들의 리텐션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 ‘하드웨어’의 혁신은 어디에 있는가.


‘스탠드얼론 VR’ 기기의 시대


각각의 장단이 뚜렷한 PC 기반 VR 기기와 스마트폰 VR 기기. 이를 타개하는 방법은 단 하나다. 거추장스러운 외부 센서들을 없애고 모두 무선으로 만들고, 머리와 컨트롤러 포지션 트래킹을 모두 지원하며, 값도 싼 기기 만들기!! 말이 쉽지 현존하는 요소 기술의 수준으로 보면 외계인을 갈아 넣어야 한다.


 그런데 얼마 전 실리콘밸리에 장기 출장을 하며 만났던 거의 모든 VR 기기 제조사 대부분 실제로 외계인을 갈아넣고 있었다. 수백명의 엔지니어가 위의 끝판왕 기기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양의 자원을 쏟아붙고 있음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문제점의 많은 부분을 해결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문제점은 올인원 헤드셋의 포지션 트래킹과 컨트롤러 포지션 트래킹 둘다 지원하기에는 CPU 폼팩터가 너무나 불충분하다는 문제가 있었고 설령 둘 다 지원하기 위해 컴퓨팅 파워를 엄청나게 보완한다 하더라도 소비자향 가격이 너무나 비싸지는 고민이 존재했다. 그래서 2017년 하반기에 출시 예정된 올인원 VR 헤드셋에는 Inside-out 방식의 헤드 포지션 트래킹만을 지원할 뿐 컨트롤러의 포지션 트래킹은 요원하다;;


폴라리언트 기술은 기존 CPU의 폼팩터를 전혀 건드리지 않는 상황에서 빛의 편광으로 3차원 위치 측위를 정확히 할 수 있는 기술이므로 현재로서는 해결되지 않는 외계인의 노력에 점 하나를 찍어줄만한 기술임을 검증할 수 있었고 현재 많은 VR 기기 제조회사와 ‘하드웨어’ 관점에서 VR의 진정한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함께 해나가고 있다.



여전히 '하드웨어'가 문제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하나하니씩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치열한 글로벌 제조 기업들과 하드웨어에 대한 수많은 인재들의 노력이 'VR의 대중화'로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이다. 언젠가는 이 글을 쓰고 있는 판교의 예쁜 카페 옆자리 계신 분들 중 몇몇 분들께서 '스탠드얼론 VR 기기'를 쓰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폴라리언트 장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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