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키다리 아저씨, 진짜 행복은 현재를 사는 거예요>가 출간됩니다
어릴 땐 <키다리 아저씨>가 낯선 형식의 연애소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편지글이 좀처럼 읽히지 않아서 몇 번이나 읽다가 말다가 했는데, 좀 더 크고 나서는 오히려 주디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공감하며 따라갈 수 있었다. 주디는 키다리 아저씨의 후원을 받아 고아원에서 나와 대학 교육을 받게 된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친구들 사이에서 때로는 주눅이 들고 스스로가 초라해지기도 하지만, 주디는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삶에 스며 있는 행복의 조각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낸다.
과거에 얽매여 스스로를 동정하지도 않고, 반대로 대책없는 긍정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도 아닌 보통의 어디쯤, 나와 크게 동떨어져 있지 않은 소녀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차근히 더듬어보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키다리 아저씨>는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 있듯이 한 편의 긴 연애편지이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왕자님이 구해주는 동화 속 공주님이 아니라, 키다리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이제 스스로 두 발로 설 수 있게 된 주체적인 여성의 성장기가 함께 담겨 있다.
예전의 저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느낄 때마다 쭈뼛쭈뼛하곤 했었지요. 그들의 시선이 제가 입고 있는 새 옷을 꿰뚫어 그 아래에 있는 체크무늬 무명옷을 향하는 것 같아서요. 하지만 이젠 체크무늬 무명옷 따위엔 절대로 마음 쓰지 않아요. 그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나니.
아저씨. 부디 아저씨의 병아리가 제힘으로 살아가려 한다고 서운해하지 마세요. 아저씨의 병아리는 힘차게 꼬꼬댁 울 줄도 알고 아름다운 깃털도 가진, 아주 기운찬 암탉으로 자라나는 중이니까요.
아저씨 외엔 그 누구도 저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아저씨도 항상 그러실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사실 마감은 거의 일 년 반도 전에 한 책인데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오게 되었다. 키다리 아저씨와 주디를 다시 만나고 싶은 분들께 유쾌하고 다정한 마음을 함께 전할 수 있길 바라며 :-)
에세이 <키다리 아저씨, 진짜 행복은 현재를 사는 거예요> 예약 판매를 시작했어요. 키다리 아저씨를 아주 오랜만에 다시 읽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예전과 또 다른 느낌으로 주디를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예약 구매하신 분들께 <키다리 아저씨 초판본 양장 노트>를 드린다고 해요. 늘 가장 가까이에서 읽어주시는 브런치 구독자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124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