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행복은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
사람의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가정환경인가 학벌인가 타고난 지능인가?
요즘 부쩍 노년의 삶이 궁금하기도하고, 어떻게 해야 마지막까지 인생을 잘 살아가게 될지 고민이 많아진다. 그렇게 꺼내든 책이 오래전에 사두고 읽지 않았던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이다.
‘혹시 내가 좀 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머리가 좀 더 좋았다면 더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게되지 않을까?’ 라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반영하듯, 이 책에서는 하버드대 2학년생(268명), 아이큐 151 이상인 여성천재(672명), 사회적으로 최하층에 속하는 부모를 가진 서민남성(456명)의 전 생애를 추적 관찰한 결과를 수록하고 있다.
많은 연구 결과 중에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긍정적인 유년기(행복한 원가정, 좋은 친구관계, 성숙한 방어기제 등)가 부정적 유년기(알콜중독 부모, 빈곤, 질병 등)보다 미래의 부, 신체 및 정신적 건강, 행복한 노년 등을 훨씬 더 강력히 예견한다. 유년기의 불행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덜 중요해지고, 노년이 되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행복한 유년기를 보낸 이들은 우울, 조기사망, 만성질환, 불의의 죽음을 당할 가능성이 낮고, 자기 감정을 존중하며 안도감을 느끼며 행복한 노년에이른다.
인생에서 성공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는 돈이 아니라 자기관리와 사랑이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계급이 아니라 부모의 진정한 사랑과 보살핌이 노년의 경제 수준을 결정짓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중학교때 얼마나 잘 적응했는지가 성공적인 노년을 맞이하는데 크게 영향을 끼쳤다. 행복하고 건강한 청소년기 역시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예견한다.
생산성은 만족스러운 인생의 열쇠로 '희망'이 핵심 키이다. 생산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자녀를 돌보고 자녀들에게서 배우면서 진정한 상호작용의 의미를 깨달았다.
40세 이후부터는 지능지수가 크게 영향을 주지 않고, 자기분야에서 기술을 꾸준히 연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은퇴가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
-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작스레 퇴직하게 되었을 때
- 봉급 이외에 따로 수입이 나올 곳이 없을 때. 하지만 은퇴해서 수입이 줄었다고 불평하는 이는 극소수임
- 가정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일터를 도피처로 삼았던 경우
- 건강이 악화되어 본의 아니게 퇴직한 경우
65세를 넘으면 세속적인 지위는 더 이상 중요한 목표가 되지 않는다. 삶을 즐길 줄 아는 능력, 지칠줄 모르고 노는 능력이 이때는 더 중요하다. 은퇴이후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만하게 사는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다음 세대로부터 배운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을 책임질 줄 알았다. 잘 늙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꾸준히 익혀 나가고사람들과 교류를 계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 리어왕을 비극으로 내몰았던 성격적 결함 중 하나가 자식들에게 배우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70세 이후가 되면 어린시절의 성격, 부모의 사회적 신분, 부모의 안정된 결혼생활, 죽음, 가족간 결속력, 아이큐 등이 그다지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않는다. 70대 이후의 행복은 성숙한 방어기제, 알콜중독 경험 없음, 적정 체중, 안정적 결혼생활, 운동, 꾸준한 배움의 실천 등에 의해 결정된다.
나이가 들수록 뇌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뇌세포의 수는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80세까지 살아남은 하버드 졸업생 90%(연구참가자) 이상은 그 나이가 되어서도 각자의 지적 재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여러 면에서 우리 모두는 젊은 시절보다 나이 든 뒤에 더 행복해진다. 젊은이는 난봉을 일삼지만, 노인은 점점 더 현명 해진다.
지금 무슨 일을 하는가 보다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훌륭한 노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늘 열린 마음을 갖는 것”
과거의 기억들로 충만한 사람은 그 과거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솔직히 엄청나게 오랜 기간 동안, 엄청난 예산을 들여 1000명이 넘는 표본의 전 생애를 추적하여 도출한 결과 치고는 별로 대단치 않고, 여러 다른 연구 결과들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아 다소 실망한 부분도 없지 않다.
그래서 참 다행인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 대단한 것을 통해 얻어지는게 아니라, 행복해지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누구든지 행복한 삶을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다.
두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나는 끊임없이 배우고 일하며, 아이들로 하여금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내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