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든, 조직이든 성장하는데 있어 목표는 정말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목표 없이는 성취도 없다. 목표는 주의를 집중시키고, 목표와 관련된 행동을 하도록동기부여 시킨다. 또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행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인내력을 증진시키며, 전략과 행동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촉진한다. 사업가부터 정치가, 세계적인 운동선수까지 성공한 사람들은 인생을 목표 지향적으로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큐 170을 가지고도 페인트공으로 살아가는가 하면, 누군가는 뛰어난 지능을 타고나지 않았지만 부와 명예를 이루고 살아간다. 이게 바로 목표의 힘이다.
목표설정 이론의 최고 권위자인 에드윈 로크(Edwin Locke)와 동료들의 연구에 의하면 자기 효능감이 높고, 업무수행 능력을 갖춘다면 목표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성과가 더 높아진다고 했다. 높은 목표는 도전의식을 느끼고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을 평소보다 더 많이 기울이게 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방식으로 도달하기 어렵기에 필요한 스킬을 배우거나 창의적인 전략을 고민하고 시도하게 만든다. 삶이 무미건조하고 활력이 없는 경우, 방향성을 상실하고 우왕좌왕 하거나 일상이 지지부진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은 목표가 없거나, 쉽거나, 모호한 경우가 많다.
성과관리의 시작은 올바른 목표설정에 있다. 목표 설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안으면 훌륭한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 동기부여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스티브 잡스도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시작과 끝 그림(End Picture)을 명확히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목표가 주는 동기부여 효과에 대한 조직의 인식도가 높아짐에 따라 목표에 의한 관리(MBO: Management By Objectives), KPI(Key Performance Indicators), OKR(Objectives & Key Results)로 불리는 경영기법이 보편화 되었고, 목표를 정할 때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해야 하고, 도전적이나 도달가능하고, 기한이 정해져야 한다는 SMART(S: Specific, M: Measurable, A: Attainable, R: Relevant , T: Time-bounded) 원칙을 적용 함은 이제 많은 조직에서 자연스러운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보다 최근에는 개인의 성과보다는 팀의 성과, 팀의 목표가 더 중시되고, 목표 달성 자체에 기반하여 보상을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수동성, 목표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 부족, 달성 가능한 보수적인 목표에 집중하는 현상 등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속적 논의, 야심 찬 목표설정, 지표와 진행 단계별 목표치 설정을 통한목표 구체화, 설정한 목표와 성과를 전 직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FAST(F: Frequently discussed, A: Ambitious, S: Specific, T: Transparent) 원칙도 제안되고 있다.
참여적 목표는 성과를 향상시키는가?
목표를 SMART하게 수립하거나 FAST하게 수립하는 것은 결국 구성원들이 일을 열심히 하도록 동기부여하고 성과를 내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아무리완벽한 목표라 하더라도 조직원들이 수용하지 않거나 몰입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 목표설정 과정에 구성원들을 참여시키는 경우 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많은 조직에서 목표설정 기간에 면담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리더들이 쉽게 갖는 오해는 모든 직원들이 참여적 목표를 원하고, 면담을 통해 목표를 점검하고 합의하면 조직원들이 목표설정 과정에 참여했다고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다.
목표설정을 위한 면담을 했던 리더라면 경험했겠지만, 면담을 할 때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도전적인 목표에 설레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원하거나 제안하지 않는다. 더욱이 대부분의 리더들이 지시하고 통제하는 방식의 리더십 스타일에 익숙하기에 면담은 긴장과 경직 속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불안함과 긴장 속에서 조직원들은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고, 도전이나 혁신적인 제안을 하기 어렵게 된다. 리더 입장에서는 이러한 구성원들의 모습이 오랫동안 굳어져버린 업무 관행에갇혀있는 것으로 보여져 ‘우리 직원들은 역시 안돼’라는 생각을 하며 악마의 고리에 빠져든다.
더구나 참여적 목표가 성과에 일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성과를 향상시키는데 일관적으로 기여하는 가장 효과적인 목표란 존재하지 않는다. 참여적 목표, 할당된 목표, 자기 설정 목표 모두 효과가 있기에, 상황에 가장 적합해 보이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특히 참여적 목표는 기술수준이 높고 과업에 대한 몰입이 높을 때 효과가 있다. 성과가 부진하고 여유 자원이 없는 기업일수록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이고 야심찬 목표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목표 달성에 필요한 역량, 자원, 회복 탄력성의 부족으로 오히려 ‘어차피 안되는 불가능한 목표’라는 패배주의를불러올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나친 경쟁, 과정 관리의 부재, 단조로운 업무, 설비의 노후화, 공정한 성과 지표와 평가 도구가 부재, 리더 자신의 성공을 위해 팀을 이용하거나목표관리에 관심이 없는 경우, 목표를 향해 열심히 정진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보다 조직 정치가 승진과 보상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의 환경 하에서는 목표와 성과 간의 연계성 부족으로 목표에 대한 몰입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목표 너머의 고차원적 목적을 일깨워라
구성원의 내적 동기와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불편한 감정 없이 에너지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가슴에 나비가 날아다니 듯설레는 느낌이 드는 목표를 명확히 찾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피가 끌어 오르고, 설렘이 느껴지는 목표는 그 사람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삶의 목적, 미션, 비전이 머릿속에서 그림처럼 그려질 때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떠오르기 시작한다.
도전적이고 설레는 목표를 가슴에 품은 사람은 깨어있고, 의욕적이며, 일어나서 행동한다. 아무도 감시나 평가하지 않아도, 심지어 보상 없어도 자발적으로몰입하고 성과를 내고자 노력한다. 왜냐하면 그 목표는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고,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에 더 가까워지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조직을 움직이는 힘 역시 미션과 비전에 기반한 목표다. 목표는 조직 구성원들을 응집하게 하고,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된다. 그래서 조직은 미션과 비전을 세우고, 그에 부합하는 목표를 설정하며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나간다. 경영 도구로서 미션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피터 드러커는 “사업은 사업명, 회사의 규정, 정관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미션에 의해 조직 목적만이 명확하고 실질적인 사업 목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말했다.
그런데 실제 조직을 들여다보면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 등의 상위 가치는 조직의 관리자나 HR, 조직문화 관련 부서의 관심사일 뿐, 일반 조직원들은 수동적으로 위에서 내려주는 KPI에 기반하여 직급, 역량 등에 따라 일을 쪼개어 맡을 뿐 미션이나 비전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목표에 대한 몰입을높이기 위해 조직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을 일치시키고자 노력하는 조직도 드물다. 그러한 경우 조직원들에게 목표란 1년 동안 수행할 과제이자, 나의 역량을평가받는 수단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일 뿐, 조직의 미션과 비전에 기반하여 일을 한다는 생각을 갖기 어렵다.
필자는 과거 세계 초일류를 목표로 하는 기업에 재직한 적이 있다. 초일류 기업이 되겠다는 조직의 미션은 조직 구성원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했지만, 초일류인재가 되겠다는 개인적인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조직의 압력이 숨막힐 수밖에 없다. 늘 경쟁사보다 질 높은 제품, 서비스, 정보를 창출해야 하고, 더 앞서가야 하고, 더 빨라야 하고, 더 완벽해야 한다는 암묵적 규범은 사람들을 새벽까지, 주말까지 전력을 다하 일하도록 밀어 붙였고, 아무리 노력해도 도달 목표가까마득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은 좌절감과 열등감 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일을 한다기 보다는 조직의 소모품 역할을 한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도 많았다.
조직의 미션이 개인의 미션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목표 너머의 고차원적 목적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 안에서 개인의 비전과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고차원적 목적이란 경제적 가치의 교환이나 보상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개인의 이익과 공동의 이익이 일치할 때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 진다. 아무리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해도 합의하는 목표가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합리적인 목표도, 성과 지표도, 보상도 제 역할을하기 어렵다.
고차원적 목적을 일깨우기 위한 방법
고차원적인 목적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구성원들을 대리인이 아닌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 인정해야 한다. 구성원들을 월급을 위해 일하는 존재로 대우하면, 조직원들은 그만큼의 기여를 할 뿐이다. 구성원들을 고차원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탁월한 존재로 인정할 때 조직은 구성원 개인의 비전에 관심을 갖게 되고, 구성원 역시 조직의 목표를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 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서 성과를 내고자 한다.
다음으로 목표를 명료히 함으로써 비전을 세워야 한다. 도달하려고 하는 이상적인 상태를 그리며 물리적 창조에 앞서 정신적인 창조를 하는 것이다. 달성할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의식하고, 목표 달성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게 함으로서 사명감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그러면 목표를 수행하는 것에 대한 확신과 동기부여가 생겨 몰입도가 높아지게 된다. 목표는 조직의 중요한 가치가 반영되어야 하며, 구성원에게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본인도 성장하고 조직에도기여한다는 느낌이 있을 때 에너지와 활력이 생기 때문이다.
구성원의 사명, 미션, 가치, 잠재력, 성장 욕구를 일깨우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
“올해 꼭 해내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그 목표는 당신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습니까?”
“그 목표를 달성함으로서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입니까?” “10년 후 어떠한 모습이 되고 싶은가요? 그 모습에 가까워지는데 현재의 목표는 어떠한 역할을하나요?”
“미래의 비전을 달성하는데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요?”
조직 안에서 구성원의 경험은 리더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상당히 달라진다. 리더가 ‘코치’가 되어 직원들이 해야할 업무와 개발 영역을 명확히 정립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고 그 안에서 코칭 질문을 하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배움을 주어야 한다. 목표의 의미를 제대로 공유할 때 책임감과 열정이일어나고, 위에서 내려온 목표를 기계적으로 수행한다는 인식 없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Reference >
마이크로소프트의 HR 변화는 ‘현재 진행형. 월간 HR Insight
양민경(2020.9). MBO 작성을 요청하기 전에 안내 해야 할 사항. HR Bulletin
김성완(2012.3). 효과적인 목표 설정의 3요소: 방향성, 자원, 실행력. DBR.
양민경(2020.4). 목표설정의 변하지 않는 원칙과 오해들. HR Bulletin
양민경(2018.7). 목표설정의 새로운 원칙 FAST. HR Bulletin
고현숙 외, 2019. 코칭하는 조직만 살아남는다. 두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