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지만, 혼자 사는 것 별거 아니야
마지막 글을 쓰고 난 뒤 약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큰 사건은 '별거'라고 볼 수 있겠다.
나는 남편과의 별거를 택했다. 지난한 시간이었다. 힘들고, 지치고, 서로를 더이상 참아줄 수 없게 된 상태에서 남편은 나에게 먼저 이혼을 언급했다. 나는 일을 해야 하는데, 눈물이 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울렁거리는 가슴을 안고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눈 뒤, 하루 빨리 집을 나가달라고 먼저 요청하게 되었다.
막상 나간다고 하니, 살면서 한 번도 혼자 지내 본 적이 없는 나는 두려움이 다가오는 것 온몸으로 느꼈다. 남편의 이삿짐을 내려준 뒤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헤어지는 길에는 눈물이 났었다. 막상 실제로 혼자가 되어 집에 남았을 때의 기분은 불안이 아닌 평화였다. 아, 평화롭다. 혼자인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혼자란, 외롭고 힘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혼자란, 자유로운 것이었다. 다른 그 누구도 신경쓸 필요 없이 오롯이 나를 위한 나날들이 계속됐다. 평화롭고, 따뜻하고, 굴곡이 없는 안전한 나의 세상. 둘이 살기엔 작은 집이지만 혼자 살아보니 꽤나 넓게 느껴졌다.
물론 불편한 것도 있었다. 남편은 매일 아침 나를 깨워주고 내 아침을 챙겨주는 사람이었다. 이제 그것을 스스로 해야 하는데 약 7년 동안 그렇게 살아온 내가 하루아침에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니, 힘들었다. 한 달 정도는 아침에 일어날 때 마다 어서 빨리 이 별거 기간이 지나서 누군가 나를 깨워주길 바랐다. 하지만 30일이 지나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보다 쉬워졌다. 그리고 아침에 자유롭게 일어날 수 있는 주말 같은 날에는 더더욱 누군가 나를 챙겨주길 바라지 않게 됐다.
그랬다. 무섭지만, 혼자 사는 것은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다. 별거하는 시간은 나에게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가져다준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