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
왕년에 씹었던 껌이 벽지에 가득했다
찰기가 달아나
식은 돌맹이로 변신을 완료한
딱딱거림은
두번 세번으로 접혔던
단 물에서 빠져 나왔다
벽에 붙었던 꽃모양이
그나마 남아있던 잔향을 따랐다
십원짜리 아까움이
질겅질겅 이빨 사이를
헤집는 동안
비몽사몽이던 내 껌은
나보다 일찍 일어난
누이의 입 안에서
부지런을 떨고 있었다.
최병석의 브런치입니다. <일상다반사>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신나고 재미있다면 싸울일도 없고 얼굴 붉힐일도 없을테죠?반전이 있는 웃음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