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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이런고야 (18)

by 최병석

왕년에 씹었던 껌이 벽지에 가득했다


찰기가 달아나

식은 돌맹이로 변신을 완료한

딱딱거림은

두번 세번으로 접혔던

단 물에서 빠져 나왔다


벽에 붙었던 꽃모양이

그나마 남아있던 잔향을 따랐다

십원짜리 아까움이

질겅질겅 이빨 사이를

헤집는 동안


비몽사몽이던 내 껌은

나보다 일찍 일어난

누이의 입 안에서

부지런을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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