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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詩한 그림판

정답

by 최병석

11월의 둘째주 목요일은 그가 바빴다


54만명이 한꺼번에 면회를 요청했다

미로처럼 헷갈리고

험한 준령의 뾰족한 위협

뿌연안개로 휩싸인 길을 뚫고

그를 애정하는 무리들이 몰려왔다


베일에 온몸을 감싼 채

알현을 허락하는 자태는 뱀처럼 요염했다


손대면 톡 터지는 그 홀연함에

온전한 정신이 죽어 나갔다


얼굴에 시뻘건 둥근 표식은

산 자를 향한

묵직한 선물이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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