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의 거시기2 (38)

폭설아침/공광규

by 최병석

부드러운 눈이

꼿꼿한 대나무를 모두 휘어놓았습니다


소나무 가지를 찢어놓고

강철로 만든 차를 무덤으로 만들었습니다


크고 작은 지붕들을

폭 덮어 평등하게 만들었습니다


개한 마리 함부로 짓지 않고

쥐새끼 한 마리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따악!

앞산에서 설해목 부러지는 소리 한번


고요가 모두를 이긴

폭설 아침입니다.


♡시를 들여다 보다가


나풀거리는 눈을 바라보며 하염없는 감성에 휩싸여 읊어대는 단어 하나가 시로 바뀌면 행복하다. 그러다가 문득

이 말에, 이 단어에 이다지도 깊은 뜻이 있었던가? 느낄 때가 있다. 그리고 바로 유레카를 외친다.

그저 눈이 오면 하얗고 멋진 은세계를 쳐다보며 감탄만 하다보니 조용히 쌓이는 묵직한 이겨냄을 간과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한번 들춰내서 알게 하는 힘~

눈이 내리면 고요함도 큰 힘이 된다는 교훈을 다시금 새기라는 말씀을 설해목이 부러지는 소리로 알려주신다.

따악!

더하면 우지끈 쾅도...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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