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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캐빈 Jun 26. 2024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공매도하가

캐빈의 [금융] 이야기_금융용어사전 16

안녕하세요, 캐빈입니다.


벌써 너무 더워졌죠? 이제 장마가 지나고 나면, 본격적인 습습하하, 습하고 무더운 여름이 시작될 텐데요. 이럴 때일수록 건강 정말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주식 관련 용어 설명을 들고 왔습니다. 대부분 주식을 잘하는(?), 아니 잘 아는(!) 분들이라면 쉽게 아실 내용이지만, 주린이 여러분이나 전혀 관심 없는 분들에게도 뉴스에서 많이 나오는데 잘 모를 것만 같은 그 단어! 바로 '공매도'에 대해서 오늘 소개해 드립니다.





캐빈이 어려운 용어들을 설명드릴 때마다 자주 쓰는 방법, 이제 파악하셨을 텐데요 ㅎㅎ 바로 한자어의 뜻을 풀어보는 겁니다. 공매도(空賣渡), 말 그대로 '없는 것(=비어있는 것)을 판다'는 뜻입니다. 없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판단 말입니까. 바로 '빌려서' 파는 것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어떤 주식의 가격이 10만 원이라고 합시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주가가 떨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보통의 투자자라면 그 주식을 사지 않겠죠. 오를 만한 주식을 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주식이 떨어지는 것이 자명하다면, 이 사실을 활용해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 주식을 빌리는 겁니다. 자,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돈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빌리는 것입니다.


주식을 빌렸으니 무엇으로 갚아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주식으로 갚아야 하는 것이죠. 자 그래서 주가가 떨어진다고 확신을 한 투자자는 위의 주식 50주를 빌려옵니다. 빌려오자마자 팝니다. 수중에 500만 원의 현금이 생기죠? 그리고 주가가 떨어지길 기다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가가 5만 원으로 반토막이 납니다. 다시 그 주식을 50주 삽니다. 주가가 5만 원이니 250만 원에 살 수 있겠죠? 그리고 빌렸던 50주를 돌려주면, 주식을 사고 남은 돈 250만 원(처음에 주식 판 돈 500만 원 - 나중에 주식 산 돈 250만 원)을 벌게 됩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돈을 거는, 일종의 베팅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보통 하락장에는 투자금을 잃는 경우가 다반사로, 공매도 자체로는 기대 수익에 한계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빌려온 주식이 0원 밑으로는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빌려올 당시의 주가만큼만 최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죠. 그리고 실제로 주식이 0원이 되는 일은 없겠죠? 즉, 대량으로 거래하는 경우 아니면 큰 수익을 얻을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캐빈은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에이, 주가가 떨어질 게 뻔하다면 바로 팔아버리지 왜 빌려줄까


저는 공매도가 발생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이자 원인을 꼽자면,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같은 현상을 가지고도 누군가는 주가가 내려갈 것이라 해석하고, 누군가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 해석하겠죠? 공매도 시, 주식을 빌려주는 이들은 아마도 해당 주가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어차피 무조건 빌려준 주식만큼 받으면 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경우 공매도 투자자들은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해당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합니다.


거기에 주식을 빌려주는 대가로 0.1~5%의 대여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하락을 하더라도 주식을 받은 후 나중에 주가 상승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죠. 실제로 배당권도 주식의 원래 소유자에게 있기 때문에 빌려주는 사람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만드는 안전장치는 많은 편입니다.



공매도, 왜 금지된 것일까



작년 11월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표면적인 이유는 국내 투자자들의 반발을 들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공매도는 기대 수익에 한계가 있다고 했죠? 보통 내가 산 주식이 10%, 50%, 100%, 200% 올라서 큰 수익을 올릴 생각으로 투자를 하지, 떨어질 것을 대비해서 기대 수익 30~50%(그것도 잘 됐을 때)을 보고 투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투자금 자체가 커야지만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도 하고요.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엔 쉽지 않습니다.


규제 자체도 개인 투자자들에게 더욱 엄격합니다. 투자의 큰 손이라 일컫는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은 빌려온 주식을 언제까지 갚아야 한다는 제한이 없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90일 안에 갚도록 정해져 있어요. 또, 공매도에 나서는 큰 손, 기관/외국인 투자자가 한꺼번에 주식을 팔게 되면 주식시장에 공급되는 주식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대체로 주가는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일부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무차입 공매도'에 나서 주식시장을 더욱 교란시키고 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공매도의 핵심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인데, 무차입 공매도란 실제로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없는 주식을 파는 것이죠.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이해가 안 되는 분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실제 주식을 사서 결제하기까지 2영업일이 소요되는데, 그 짧은 사이에 해당 주식을 팔고 다시 매입해 수익을 올린 후, 되갚는 방식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무차입 공매도는 엄연히 불법이에요. 정말 짧은 사이에 주식을 되사서 마련해야 하는데, 계획대로 주가가 떨어지지 않고 오를 경우 잔고가 충분하지 않아 결국 갚아야 할 주식을 사지 못하는 '결제 불이행' 상태에 직면할 확률이 높은 것이죠. 일부 기관이나 외국인의 경우 잔고를 확인할 수 있는 증권사 계좌가 아닌, 외부 금융기관의 계좌를 활용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합니다. 


결국 이래저래 공매도가 활성화되면, 공매도에 나서지 않는 개인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의 가격이 하락해 손실을 볼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대다수에 해당하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작년 11월, 금융당국이 전면적인 공매도 금지를 시행하게 된 것입니다.  



공매도, 정말 나쁘기만 한 걸까


공매도가 나쁘기만 하다면, 공매도를 계속 금지해 왔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순기능도 적지 않아요. 특히, 실제 가치에 비해 주가가 마구잡이로 치솟을 때 공매도를 통해 해당 주식을 적정 가격으로 잡아둘 수 있는 역할이 크고요. 또한 다양한 투자 방식을 허용함으로써, 투자시장 자체의 판을 키워 주식시장에 많은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하죠.


특히 우리나라는 '글로벌 펀드'의 투자처로 삼는 지표가 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구분하는 선진국으로의 편입이 또다시 불발됐는데요, MSCI는 가장 큰 이유로 '공매도 금지'를 꼽았습니다. 외국 투자자들에게 '공매도를 금지하는 한국 주식시장은 매력이 없다'는 시그널을 준 셈이죠.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통해 확인하세요.






공매도라는 강을 건너지 못하게, 내년 3월 31일까지는 막아놨지만 투자시장 활성화 등의 명분으로 상황에 따라서 재개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계속해서 나오는 뉴스에 이목을 집중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캐빈은 다음 시간에 또 다른 금융 용어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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