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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Oct 18. 2021

워커홀릭은 재앙이다

워커홀릭이 목표가 되어버린 세상

나는 휴가 가서도 일 생각만 해~

난 쉬는 게 더 스트레스야~

난 어쩔 수 없는 워커홀릭인가 봐~


요즘 사회에서 미덕처럼 쓰이는 말이다. 특히 인플루언서들이 이 말을 자주 하는 걸 인스타그램, 유튜브 깨나 보는 사람들이라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나는 누군가 - 특히 소위 말하는 팔이피플들이 - 이런 말을 하는 걸 볼 때면 항상 "재수없어"라는 생각이 지체 없이 내 손끝과 발끝을 지배한다. 특히 이런 인플루언서들에게 댓글로 "ㅇㅇ님 일 너무 열심히 하시는 거 아니에요? 역시 멋있어요! 제 롤모델이에요" 하는 댓글들을 보고 있자면 머리가 지끈거려 화면 꺼짐 버튼을 가차 없이 눌러버리기 일쑤인데 무엇이 나를 이렇게 화나게 만들었을까?


생각해 보자.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지금, 어렸을 땐 공부로만 경쟁하면 됐지만 크고 나니 회사 실적도 내야하고 이직 준비도 해야하고 외국어 공부도 해야 하고 유튜브도 해야 하고 주식도 해야 하고 부동산도 해야 하는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에서 "워커홀릭"은 과연 칭송받아 마땅한 자질인가?


워커홀릭은 재앙이다. 7일 중 5일을 회사에서 보내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쉴 때 쉬지 못한 다"는 것은 형벌과 다를 바 없다. 이미 OECD 국가 중 가장 긴 노동 시간 상위권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하는 한국인들에게 워커홀릭이 남들보다 우월한 자질인마냥 포장하는 것은 충분히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불안함과 조급함만 안겨줄 뿐이다. 내가 이러한 인플루언서들을 보며 기분이 언짢은 이유는 내재되어 있는 "나 워커홀릭이야, 멋있지? 칭찬해줘"라는 자기 우월감이 대놓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치 워커홀릭이 어디 좋은 거라도 되는 거처럼.


일할 땐 일에 집중하고 쉴 땐 휴식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 이 시대를 살아가는 (버텨가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자질이자 덕목이지 워커홀릭이 우상이 되어선 안 된다.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워커홀릭을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하곤 하는데...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아야지. 워커홀릭보단 쉴 땐 모든 걸 내려놓고 제대로 쉬는 게 진짜 "쿨"한 삶이라는 인식이 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본인이 과도하게 일을 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만약 남들 시선을 의식해, 단순히 워커홀릭이 멋있어 보여서 스스로를 괴롭혀가며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애쓰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길. 너무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멋있는 인생이라는 걸 인정해 주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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