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존재와 부재, 움직임과 고요함이 공존하는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바닥에 비친 네모난 빛과 그림자 속에 숨겨진 물체는 빛, 공간, 시간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사진 속 네모난 빛은 창을 통해 들어온 자연광입니다. 이 빛은 공간에서 존재를 드러내며, 우리가 볼 수 있는 세계를 형성합니다. 빛이 내리비친 바닥은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명확한 존재를 상징합니다. 이것은 현실 속에서 우리가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실재 세계'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 빛 속에서만 대상을 명확히 보고, 그 형태와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빛은 공간 전체를 채우지 않습니다. 네모난 빛은 한정된 영역에만 닿으며, 이는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세계의 한계를 상징합니다.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은 부분적일 뿐이며, 나머지 공간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어둠 속의 공간은 밝혀지지 않은 진리나 미지의 세계를 상징합니다.
사진에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삼각형 형태의 나무 물체입니다. 이 물체는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서 어둠 속에 잠겨 있습니다. 그 모서리만이 빛을 받아 드러나 있을 뿐, 대부분의 형태는 그림자 속에 가려져 있습니다. 존재는 하지만,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부재 속의 존재를 상징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부재가 존재의 일부이며, 모든 존재는 그 자체의 부재를 품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것이 거기에 있는 것을 알지만, 그 전체를 완전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마치 우리가 세상을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언제나 부재한 부분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진은 인물도, 움직임도 없는 침묵의 공간을 담고 있습니다. 존재와 부재 사이의 긴장은 이 고요한 장면에서 더욱 도드라집니다. 빛과 그림자의 대비, 물체의 단순한 형태는 이 공간 속에서 균형을 이루며, 빛은 공간을 가로질러 스스로 형태를 만들고 물체와 상호 작용합니다. 이 균형은 '여백의 미'를 떠올리게 하며, 공간의 침묵과 여백 속에서 우리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