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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씨 May 31. 2018

한 여름에도 시원한 멋쟁이.

여름을 이겨낼 원단들

옷을 신경 쓰고 입고 다니다 보면 가끔 그런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멋쟁이들은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다.

하지만 이 말은 틀렸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듯하게 입는 멋쟁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듯하기 위해서 멋을 포기했었다면,

이번 시리즈의 글들을 읽고 나면 이번 여름엔 멋과 시원함 둘 다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여름의 종류엔 두 가지가 있다.

우리나라의 늦봄처럼 햇빛이 떠있는 낮 시간 때에는 뜨겁지만, 해가 지고 난 뒤에는 선선한 건조한 여름과 햇빛의 유무에 상관없이 하루 종일 환상의 습도로 사람 지치게 만드는 장마철부터 시작되는 습한 여름.

5월~6월 초, 중순까지 건조한 여름의 날씨라면 그 이후엔 갓 충전된 스마트폰의 배터리 퍼센트만큼의 습도를 자랑하는 여름 날씨가 10월까지 이어진다는 건 모두 알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여름 날씨는 후자일 것이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짜증이 치솟는 그런 날씨.


이런 극한의 날씨에 옷을 입을 땐 '어떤 옷을 입지?' 보다 '어떤 원단의 옷을 입지?'가 더 중요하다.

어떤 모양의 옷이던 그 옷의 원단에 의해서 착용자에게 '시원함'을 주느냐 '답답함'을 주느냐로 나뉘니까.

이 질문에 보통 사람들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답은 3가지이다.

린넨시어서커 그리고 텐셀

여름 원단 3대장. (좌측부터 린넨, 시어서커, 텐셀)


린넨과 시어서커 그리고 텐셀은 각자 다른 방법으로 착용자에게 시원함을 선사한다.


린넨의 경우, 특유의 거친 표면이 착용자의 피부에 원단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면서 쾌적한 착용감을 준다.

또, 성글성글 엮어진 원단 덕분에 여타 원단에 비해 통풍성이 뛰어나고 빠르게 건조가 되기 때문에 특히나 습한 우리나라의 여름에는 참 잘 어울리는 원단이다. 덕분에 신발부터 모자까지 모든 아이템에 린넨이 사용되어 있고, 그만큼 다양한 선택권이 있다.

린넨으로 못 만드는 것 찾는게 더 빠를지도..

하지만 단점은 어려운 세탁 방법특유의 구김성. 

린넨 원단의 특성 때문에 구김이 심하고 세탁의 경우 손빨래 혹은 세탁망에 넣어 가장 약한 세탁 코스에 돌린다던가 하는 까다로운 세탁이 필요하다. 또 자주 세탁할 경우, 옷의 형태가 무너지기 쉽다. 안타까운 점은 땀에 의한 변색이 쉬운 원단이기 때문에 필요성에 의해 세탁을 자주 해야 한다는 것. 즉 린넨 재질의 이너의 경우 오랜 기간 입기 힘들다.


장점과 단점을 생각해 볼 때, 이너용 린넨 제품(셔츠라던가)을 구매할 경우 짧게 입을 것을 생각하고 구매하자. 한국 여름 기후의 특성상 땀이 안 날 수가 없고, 땀은 린넨 제품의 색변과 빈번한 세탁을 야기시키니까.

린넨 슈트 혹은 재킷을 구매한다면 이너용 린넨 제품보단 오래 입지만 격식이 필요한 장소에서는 착용을 자제하자.

꼬깃꼬깃한 린넨 자켓

린넨 특유의 구김성 덕분에 아무리 단정하게 차려입었다고 한들 '예의 바른'이미지 보단 '캐주얼'한 이미지가 더 강하게 작용할 테니까.



시어서커는 린넨과 다른 방법으로 착용자에게 쾌적함을 선사한다.

시어서커의 경우 그 특유의 엠보싱이 들어간 표면이 착용자의 피부에 원단이 밀착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 린넨만큼은 아니지만, 이 엠보싱이 열 발산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특유의 쾌적함으로 착용자를 시원하게 해준다. 린넨과 비교되는 장점은 다름 아닌 쉬운 세탁다림질의 필요성이 없다는 것. 린넨과 비교우위에 서있는 내구성 덕분에 훨씬 편리한 세탁이 가능하며, 원단 특성 덕분에 세탁 후에 다림질을 할 필요가 없다. 

다림질 안해도 깔끔하다.

단점은 다름 아닌 린넨보다 비교적으로 낮은 통풍성과 건조능력. 원단의 특성상 성글성글한 린넨보다 떨어지는 통풍성과 건조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도로 습한 우리나라의 여름 기후의 경우엔 린넨에 비교해서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위에서 셔츠를 언급 한 것에서 알 수 있다시피, 시어서커의 경우 비즈니스 캐주얼을 비롯한 깔끔한 옷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원단이라고 볼 수 있다.

상상이상으로 많은 시어서커의 색, 원한다면 매일 다르게 입을 수도 있다. (사진출처, davediggz blogspot)

세탁 후에 다림질을 신경 쓸 필요 없고, 빈번한 세탁에서 옷이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여름철 셔츠에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여름에 어울리는 컬러감은 따라오는 옵션. 당신이 매번 셔츠를 입는다면 이번 여름엔 린넨 셔츠만이 아니라 시어서커 셔츠를 구매해보자. 린넨보다 쉬운 관리와 다림질 필요 없이 아침에 일어나서 걸치고 나가면 되는 편리함은 아침 고민을 한층 덜어줄 것이다.



덜 친근한 텐셀은 3가지 장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저자극'과 보냉 능력으로 인한 '시원한 촉감' 그리고 '손쉬운 세탁'

텐셀의 경우 유아용 의류나 침구에도 사용될 수준으로 순면만큼 자극이 없다. 또, 시어서커나 린넨처럼 높은 통풍성으로 인해 시원한 것이 아닌 특유의 수분 함유량과 보냉 능력으로 착용자에게 시원함을 선사한다. 잘 모르겠다면 찰랑찰랑 거리는 느낌의 옷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사진부터 시원하다. (사진 출처, sheridan 홈페이지)

또, 삶는 것을 제외한 모든 세탁 방법으로 세탁이 가능한 텐셀은 여름에 당신이 아무리 땀을 흘리고 비를 맞았더라도 세탁기로 한번 돌리면 다음에도 깔끔한 옷을 입을 수 있다. 내구성과 청량감을 모두 갖고 있는 원단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물론 정말 좋은 원단이지만 그만큼 텐셀이 많이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이 단점.


텐셀의 원단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옷은 다름 아닌 티셔츠와 셔츠 일 것이다. 시어서커 셔츠가 관리도 편하고 입기에도 손쉬운 원단이지만, 보수적인 스타일의 회사 혹은 그런 분위기의 장소에선 아무래도 눈치가 보일 수 있다. 아무래도 보통의 셔츠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엠보싱 셔츠니까.

보통의 드레스 셔츠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럴 때 텐셀이 함유된 셔츠를 입자. 텐셀과 여타 원단이 혼합된 셔츠의 경우, 청량감과 저자극의 장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의 폴리 혹은 면 셔츠보다 조금 더 쾌적할 것이다. 중요한 것 한 가지, 텐셀 셔츠는 구매하기 전에 실물을 꼭 보자. 비스코스 레이온 계열 원단의 특성상, 실크와 비슷하게 부담스러운 광택을 지닌 외형의 옷일 수도 있다. 

이런 느낌의 번쩍이는 옷일 수도 있다. (사진 출처, HoneyBuy)

물론 당신이 꼭 셔츠를 입어야 하는 곳에서 지내는 것이 아니라면, 텐셀로 만들어진 티셔츠를 구매하자.

텐셀 특유의 청량감과 촉감은 한 여름 더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찝찝함과 불쾌감을 잡아주며 한층 쾌적한 삶을 제공해 줄 테니 말이다.


이 3가지의 원단 외에도 수십 가지의 원단이 여름의 당신을 멋지게 만들어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외의 원단은 접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흔하지 않은 원단은 가격도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러니 일단 이번 여름은 이 3가지 원단으로 자신을 꾸며보자.


한 가지더,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땀을 흘리며 더위를 탄다면 상기한 원단 3가지가 여름의 더위를 줄이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울이나 면보단 조금 더 도움을 줄 순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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