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은 못 봤지만 인생 영상은 건졌습니다

발리 길리 선라이즈 패들보트

by 죠제이






일출은 못 봤지만 인생 영상은 건졌습니다 (feat. 발리 패들보트)


아이와 해외여행을 할 때면 거창한 성취보다 '하루에 새로운 경험 딱 하나’를 목표로 삼습니다. 무언가를 많이 배우기보다, 낯선 환경을 마주하며 아이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단단해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입니다.


발리 길리에서의 어느 밤, 숙소에서 쉬며 '잘란잘란 발리' 카페를 훑어보다, (하루살이 여행자는 네이버 까페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 그러다 운명처럼 선라이즈 패들보트 후기를 발견했습니다. 글 작성자분이 친절하게 업체 연락처도 적어놓았기에 망설임 없이 왓츠앱으로 연락을 취했고, 다음날 아침 가능하다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다음 날 새벽 5시 40분 집결이라는 초스피드 예약을 마쳤죠. 장소는 평소 자주 지나다니던 항구옆이었습니다.

5시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길리 항구 옆에 도착했습니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도착했지만 날이 흐려 일출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아쉬웠지만 그래도 우리는 패들보트를 타러 왔으니까, 일출은 못 봐도 패들보트는 배우러 갑니다. 앞으로 가는 법, 후진하는 법, 패들 잡는 법을 속성으로 배우고 곧장 바다로 나갔습니다. 우리가족은 수영을 배웠지만 물안경 없이는 물에 들어가지 못하는 '장비파'라, 안전을 위해 라이프자켓을 든든히 챙겨 입었습니다. 실제로 타보니 균형 잡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라구요


이 투어의 진짜 주인공은 일출이 아니라 드론 촬영이었습니다. 가이드분이 연신 "누워라!", "셋이 붙어라!" 하며 포즈를 요구할 때는 사실 좀 '올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에어드랍으로 받은 영상은 그야말로 반전이었습니다. 화면 속 우리의 모습은 예상보다 훨씬 근사했고, 가이드의 말을 듣길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꾸미지 않고 그 상황을 온전히 즐기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중에 보니 가장 멋져 보였다는 사실, 발리 패들보트를 타실 분들이라면 꼭 참고하세요!


그렇게 발리 길리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 더해졌습니다. 일출을 보겠다는 당초의 계획은 빗나갔지만, 대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인생 영상을 얻었고, 물에 빠지면서도 다시 중심을 잡는 법을 배웠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늘 이런 식입니다.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경험이 결국은 행복이라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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