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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CURATION Oct 14. 2021

마르지엘라의 독일군 스니커즈를
사야 하는 이유

벨기에의 천재 디자이너는 어떻게 독일군 스니커즈를 만들게 되었을까?

지금으로부터 불과 반세기 전만 하더라도 전쟁은 삶에서 꽤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 당시 전쟁에서의 승리는 경제와 예술 등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끼치며 나라를 부강하게 했다. 그러면서 군수품들의 대량생산 체계가 자리잡게 되고, 이념 대립에서 탄생한 여러 예술 사조가 유행하게 된다.


당시, 군복을 포함한 군수물자는 전투에서의 승리와 생존을 위해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다. 가성비를 따져 제작하기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착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튼튼하게 만들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m65 자켓과 치노팬츠

전쟁이 끝난 이후, 대량으로 남은 잉여 군복은 자연스럽게 민간으로 보급되거나 판매되면서 또 다른 유행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 속에서 m65 자켓, 피쉬테일 파카, 피코트, 퍼티그 팬츠 등과 같은 아이코닉한 아이템들이 탄생했으며 가디건, 트렌치 코트, 치노팬츠 등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만나볼 수 있게 됐다.


군복 뿐만 아니라 신발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밀리터리 슈즈’라 함은 단연 ‘독일군 스니커즈’가 아닐까 싶다. 독일군 스니커즈는 오늘날까지도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하게 재해석된 디자인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렇게 역사가 꽤나 오래된 독일군 스니커즈는 어떤 과정을 통해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스테디 셀러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미국의 육상 스타 Jesse Owens

사실, 독일군 스니커즈의 원형은 지금과는 조금 다른 스파이크가 달린 러닝화였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 4관왕에 빛나는 미국의 육상 스타 Jesse Owens이 착용하면서 유명해진 이 러닝화는 독일의 Dassler 형제의 신발공장에서 탄생했다.


Dassler 형제가 제작한 스파이크

Adolf - Rudolf Dassler 형제가 함께 운영한 신발공장은 베를린 올림픽을 기점으로 트랙 스포츠 씬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지만, 2차 세계대전을 보내며 둘 사이의 미묘한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결국 전쟁이 끝난 후인 1948년, 그 둘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되고 Adolf Dassler는 Adidas를, Randlof Dassler는 Puma를 설립하게 된다.


시간이 흐른 1970년대, 끝 없는 경쟁을 해 오던 두 브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 잡는다. 당시 서독 육군에서는 군인에게 보급할 생활화가 필요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브랜드로 자리잡은 두 브랜드에게 의뢰를 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렇게 독일군 스니커즈라 불리는 German Military Trainer(혹은 German Army Trainer)가 1979년 처음 탄생하게 됐다.



GMT(*German Military Trainer )는 제시 오웬스의 러닝화에서 스파이크를 제거하고 납작하고 접지력이 높은 러버 소재의 아웃솔을 추가했다. 스웨이드 콤비가 덧대어진 어퍼에 발목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로 혀와 뒷축이 길어졌다. 제시 오웬스의 신발에는 두 줄의 선이 있었는데, GMT에도 이 디테일이 그대로 적용됐다.


bundeswehr military history museum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이 GMT 디자인에 대한 소유권을 아디다스와 퓨마, 두 브랜드 모두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디다스가 BW Sports라는 공장에 위탁생산을 맡겼고 생산량이 많아지자 BW Sports가 독립된 브랜드로 떨어져 나왔다는 설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독일의 Bundeswehr 역사 박물관에는 훈련용 스니커즈를 공급한건 퓨마라는 자료도 있다.


 정작 퓨마 브랜드 내에서는 이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이에 퓨마는 이 스니커즈가 독일 연방군뿐 아니라 경찰 및 세관원을 위한 특수 모델이기 때문에 소비자 판매용 카탈로그에선 찾을 수 없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80년대 독일 육군 훈련병들은 모두 GMT를 신었다

푸마와 아디다스 둘의 관계가 어떻든 간에, 50만명의 군인들은 모두 이 GMT를 보급받아 신게 되었다. GMT가 탄생한지 10년이 지난 1989년, 냉전을 상징하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독일은 통일을 맞이한다. 


냉전종식과 통일로 인해 독일의 군병력이 축소되자 자연스럽게 대량의 GMT도 남게 됐다. 다른 군용품도 그렇듯, GMT 또한 민간으로 흘러 들어왔고, 독일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인 오스트리아까지 유입되기 시작한다.


통일로 인해 더 이상 필요 없게된 GMT

당시, 엄청나게 쏟아지던 물량에 길거리에서 GMT를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그러던 와중 벨기에의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는 오스트리아에서 우연히 접한 GMT의 디자인에 매료된다. 


마르지엘라는 곧바로 수십 켤레의 GMT를 구입했고,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했다. 이후 신발끈을 교체하고 그 스니커즈의 혀에 마르지엘라 브랜드의 상징인 숫자각인을 새겨 넣음으로써, 마르지엘라의 GMT로 새롭게 재탄생 하게 된다.


Maison Martin Margiela

1999년 봄/여름 컬렉션에 처음 등장한 마르지엘라 독일군 스니커즈는 다양한 버전으로 변모하게 된다. 그 시작은 01-02 가을 겨울 시즌, 숫자 각인과 신발끈 교체로 새롭게 만들어낸 마르지엘라 GMT의 밑창에 그림을 그리고 어퍼에는 손으로 쓴 메모를 추가했다. 지금에 와서는 버질 아블로의 오프화이트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에서 시도하는 방식이지만 당시로선 엄청나게 획기적인 방식이었다.


01-02 FW Collection

마르지엘라는 마치 새하얀 캔버스위에 그림을 그리듯, GMT위에 그만의 영감을 색칠 해 나갔다. 이후 2005년, 마르지엘라는 오리지널 GMT를 리파인하는 방식 대신, 새롭게 제작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되고 그렇게 ‘복각’이라는 뜻을 가진 ‘Replica’ 모델이 탄생하게 된다.

"Replica"

레플리카 모델은 오리지널 제품보다 앞코가 길고 볼이 얇게 제작되어 전체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아일렛과 뒷축 그리고 혀 부분에도 스웨이드가 추가되었으며 옆면의 두줄의 얇은 선은 두꺼운 하나의 스웨이드 블럭으로 대체된다.


다양한 버전의 레플리카

또, 마르지엘라는 단순히 색상을 변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버전의 레플리카 모델을 출시했다. 앞 코에 페인트나 스프레이를 뿌린 모델, 알파벳을 프린팅한 모델, 양말과 결합한 모델까지 탄생시키면서 레플리카 스니커즈는 마르지엘라의 시그니처이자 스테디 셀러 모델로 자리잡게 된다.


Dior Homme의 B01 / Moncler의 Biarritz

마르지엘라의 레플리카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자 여러 브랜드에서 너도 나도 GMT를 모티브로 한 제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2005년, 에디 슬리먼이 이끄는 Dior Homme에서 B01를 공개했고, 뒤따라 Moncler가 Biarritz 모델을 출시한다. 심지어 아디다스와 퓨마 또한 GMT의 복각 모델을 재 출시할 정도였다.


아디다스와 퓨마가 오리지널 GMT를 만들어낸 원조지만, 결국 오늘날 GMT가 빛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명백히 마르지엘라의 몫이라 할 수 있다.



독일군 스니커즈의 인기는 2021년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국내에서만 독일군 스니커즈를 생산하는 브랜드가 수 십개에 달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독일군 스니커즈를 떠올렸을 때 그 상징이 되는 브랜드는 마르지엘라라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제품의 역사와 품질 그리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까지 마르지엘라 레플리카를 넘어서는 브랜드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마르지엘라 레플리카의 가격은 국내 정식 리테일가 기준으로 60만원대에서 시작하고 있다. 이마저도 가장 기본 모델의 경우고 ‘페인트 드롭’ 모델의 경우 8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해외 직구나 오픈마켓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직구의 경우 배송기간이 길고 관부가세를 추가 납부해야한다는 단점이 있고, 오픈 마켓의 경우 가품에 대한 위험성을 온전히 떠안아야 한다.



최근에 독일군을 구매하려 서칭하다 무신사 부티크를 알게 됐다. 무신사에서 오픈한 ‘무신사 부티크’는 해외직구와 오픈마켓의 단점을 개선하려 노력한 모습이 엿 보인다. 무신사 부티크는 해외 명품들을 무신사가 직접 사입 후, 그들의 유통망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럭셔리 편집샵이다. 온라인 최저가를 자랑한다는 것은 물론, 무신사 쿠폰까지 중복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오픈마켓 형식이 아닌 무신사가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품에 대한 걱정도 없다. 추가로 마켓컬리 에서나 볼 수 있던 새벽 배송 서비스(밤 9시 이전 주문 완료 건에 한해 익일 아침 7시까지 배송 완료)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독일군 스니커즈는 오늘 날 한 켤레는 있어야 할 ‘운동화’로 재탄생했다. 어떻게 코디해야 할까 고민이라면 가장 쉬운 방법은 캐주얼한 스니커즈 룩이다. 취향에 따라 청바지, 치노 팬츠 그리고 스웻 팬츠까지 정말 다양한 종류의 팬츠들과 매치하여 캐주얼룩을 연출 할 수 있다.


캐주얼 뿐만 아니라 조금 더 포멀한 룩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깔끔한 디자인의 신발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깔끔한 셋업 수트나 패턴이 들어간 코트, 니트와 매치해 깔끔하지만 위트있는 룩을 보여 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와이드 팬츠나 크롭 슬랙스, 데님 그 모든 팬츠 스타일에 어울리는 스니커즈는 독일군이 유일무이하다 생각한다. 그만큼 기본적인 디자인이라 신발장에 꼭 한 켤레는 있어야 할 스니커즈가 아닐까 싶다. 만약, 신발장에 독일군 스니커즈가 없다면 이번 기회로 구매를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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