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하는 SUN Jun 18. 2023

절대안정이 필요한 시기

건강하고 즐겁게 살고 싶으면 운동을 해야겠지요?

나는 3주째 병원에 다니며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있다.

왼쪽 6번 늑골 골절로 깁스를 할 수도 없고 물리치료도 받을 수 없다.

사실 내가 병원에 간 건 가슴 아래 갈비뼈가 너무 아파서였고 그 부분 골절이 의심된다고 병원에서 말했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지금 아픈 부위는 엑스레이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엑스레이라는 게 그림자형태로 보이는 거라 실금이 가거나 안 보이는 부위일 경우에는 엑스레이로 판별이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숨 쉴 때 아프거나 눕고 일어날 때처럼 자세를 바꿀 때 극심한 통증이 있는 거라면 골절이 맞다고 했다.

남자 의사 선생님 이셨는데 가슴부위라 초음파 같은 건 하지 않았으면 하셨다.

어차피 늑골골절은 절대안정 외에 별다른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자고 했다.

그보다 충격은 6번 갈비뼈가 부러진 지 한 달은 지난 것 같다고 했고 아물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나는 골프에 대한 편견이 있다.

결혼 전에 조금 배우기는 했었다. 재미있기도 했다.

하지만 골프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귀족운동의 느낌이 강하다.

요즘 MZ세대들도 많이 즐겨한다고는 하지만 나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다.

기본적으로 강습을 받고 연습장을 다니는 비용은 그렇다 쳐도 골프채나 갖춰야 할 장비들이 고가이고 필드에 나가는 것까지 생각하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쉽게 도전하기 힘든 운동이기 때문이다.

필드에서 본 주변 골퍼들의 모습들도 나의 나쁜 편견을 만드는데 한몫했다.

내기 골프가 그랬고 자주 목격되는 이성들과의 엮임이 그랬다.

이런 많은  이유로 우리 부부는 주변의 골프 유혹에도 휘말리지 않고 수영이나 요가 같은 다른 운동들을 해 왔었다.

하지만 남편 친구들 모임에서도 골프를 치러 가자고 하고 일적으로도 필요한 시기가 오고 말았다.

골프가 오늘 배우고 당장 내일 필드에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늦었지만 연습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있어서 일단 둘이 함께 시작하기로 했다.

어느 정도 연습이 되면 주말에 지인들과 스크린정도는 즐길 수 있으리라.



매일 저녁 식사를 마치고 8시부터 연습장에서 한 시간 넘게 연습을 시작하고 한 달쯤 지나니 손가락 여기저기 물집이 잡히고  아침에 일어나면 부어서 주먹이 쥐어지지도 않았다.

유연하지 않은 몸으로 턴을 하다 보니 옆구리 한쪽이 욱신거리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부터다.

피로골절은 이렇게 정상 뼈가 반복적인 부하를 견디지 못하여 발생되는 불완전 골절로 일종의 과사용 손상이다. 드물게 완전 골절로도 이행되며, 스트레스 골절이라고도 불린다.

나의 6번 늑골은 완전골절로 보이고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늑골은 불완전 골절로 예상된다.


나는 골프 시작 두 달 만에 연습을 쉬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건강하고 즐겁게 살자고 시작한 운동으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절대안정이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린 웃픈 상황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중한 사람을 보내 드릴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